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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러, 우크라 동남부 침공”…‘제3전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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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우크라 “반군 지원 위해 병력투입”

미국·나토도 ‘은밀한 작전’에 우려

러시아·반군은 부인…전선 확대될듯


러시아가 친러시아계 반군 지원을 위해 국경을 침범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장하고 나섰다. 러시아와 반군 쪽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지만, 일부에선 러시아가 이미 합병한 크림반도로 통하는 육로 확보를 위해 우크라이나 동남부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28일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친러 반군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중무장한 군 병력을 투입했다”며 “이들 병력은 장갑차 5대와 트럭 등에 나눠 타고 동남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안드리이 리센코 우크라이나 군 대변인은 “러시아군 기갑부대가 동남부 노보아좁스크 인근의 소도시 암브로시이프카를 통해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입해 교전이 벌어졌다”며 “이 지역은 지난 25일 국경을 넘어온 러시아군 병사 10명이 붙잡힌 곳”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쪽도 ‘은밀한 침공’이라고 표현하며 러시아군의 침공설에 힘을 실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반군 지원을 위해) 직접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키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실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와 친러 반군 쪽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동부 최대도시 도네츠크의 반군 지도자 데니스 포쉴린은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가 직접 무력을 지원했다면, 우리는 벌써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아무런 외부 도움없이 우리 힘으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친러 반군세력은 도네츠크·루간스크·하리코프 등 우크라이나 동북부 일대를 장악하고 분리독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정부군이 반군 장악지역을 봉쇄한 채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위기로 내몰린 상태다. 러시아 쪽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러시아군이 ‘침공’했다고 우크라이나 쪽이 주장하는 지역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남부 아조프해 연안 노보아좁스크 일대다. 크림반도와 동북부 지역에 이어 동남부까지 ‘교전’ 지역이 된 셈이다. 이를 두고 <뉴욕 타임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제3의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짚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의 반군이 정부군에 포위된 상태로 저항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동남부로 전선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군이 노보아좁스크를 장악하면, 이미 합병한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육로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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