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애플 스마트워치를 기다리는 자, 다름아닌 “경쟁업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이들이 ‘태아’ 단계에 있는 웨어러블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서서 웨어러블이라는 기술에 ‘변혁’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현 시장이 이 이상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

ITWorld

잭도우 리서치(Jackdaw Reserach)의 수석 애널리스트 잔 도슨은 “MP3, 스마트폰, 그리고 태블릿 시장에서 그러했듯이 그 ‘누군가’는 바로 애플”이라고 주장했다.

도슨은 지난 주 발행된 보고서를 통해 “현존하는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체 인구의 10% 미만 정도의 규모를 차지하는, 매우 협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즉, 절대적인 수요가 적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 시장에 있는 스마트워치 가운데 사용자를 조금이라도 ‘감동’시킬 수 있는 것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재 시점에서는 10%도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슨은 스마트워치를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과 쌍을 이루는 손목에 착용하는 기기”라고 정의하며 ”스마트워치의 디스플레이에는 기본적으로 시간, 각종 알림, 헬스∙피트니스 트래킹 데이터를 비롯해 사용자 인증 및 결재 정보가 표시되며, 향후에는 모바일 결제 및 사용자 인증 기능까지 탑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슨에 의하면 현재로써 스마트워치의 각종 기능을 실제 활용하는 사용자들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에서 조차도 앞서 설명한 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잭도우 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 성인 인구 가운데 50%만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을 사용하는 이들은 전체 사용자 가운데 1/3에 불과하다. 두 개 이상의 앱에서 알림 기능을 활용하는 사용자는 그보다도 더 적은 14%에 지나지 않는다.

한편, 헬스 및 피트니스 트래킹 기기를 소유하고 있거나 과거 한 번이라도 사용한 경험이 이들은 미국과 영국의 성인 인구를 통틀어 20% 정도다. 도슨은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20% 가운데 피트니스 기기를 꾸준하게 사용하고 있는 이들의 수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현재 스마트워치가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그 모든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은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이를 감안했을 때 스마트워치 시장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스마트워치의 모바일 결제 기능에 단기적, 심지어 중장기적 희망을 걸고 있는 이들 또한 그리 많지 않다. 아직 모바일 결재 기능에 필요한 인프라가 구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슨은 개발업체들이 섣불리 스마트워치 시장으로 뛰어들지 않도록 경고했다. 도슨은 심지어 현재 이 분야에 진출한 업체들을 향해 “타 제품과의 차별성을 제시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투자를 줄이거나 시장해서 이탈하라”고 조언했다.

웨어러블의 두 가지 시나리오

그러나 도슨의 보고서에는 매우 큰 ‘예외’ 조건이 있다.
도슨은 “스마트워치 시장에 수요의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는 경우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한 개발업체가 현재의 스마트워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둘째, 그렇지 않으면 현존하는 스마트워치 모델을 뒤엎고 다른 ‘무언가’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도슨은 이 두 가지 경우 중 하나라도 이룰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한 업체 가운데 하나로 애플을 꼽았다.

ITWorld

애플의 시장 진입력, 그리고 시장 조성력은 2001년의 아이팟, 2007년의 아이폰, 그리고 2010년의 아이패드를 통해 검증된 지 오래다. 도슨은 “현존하는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는 애플이 유일하다. 만약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한다면, 우리는 과거 모든 소비자 기기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스마트워치 시장 또한 재편성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결국 뛰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에 가까운 전망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부터 금융 및 IT 업계 내에서 떠돌고 있었다. 보고서에서 도슨은 이와 관련해 애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웨어러블/스마트워치 시장에 광명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만약 이 소문이 현실이 될 경우 벌어질 사태에 대한 유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ITWorld

도슨은 “모든 것은 애플이 어떤 기기를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애플이 디자인이나 배터리 수명 등 현 스마트워치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는 방향으로 간다면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아이폰과 한 쌍을 이루는 훌륭한 ‘분신’으로서, 해당 기기 자체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아이폰’의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의 경우, 애플의 기기가 삼성이나 페블, 혹은 모토로라 등의 안드로이드 웨어와 차별화되기는 힘들다. 애플은 결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그랬던 것처럼 안드로이드 업체들과 다시 경쟁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플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경쟁업체들은 애플을 모방할 것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애플이 얼마나 큰 혁신을 이루느냐에 따라 이들이 애플의 기술을 복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더 큰 변화를 제시할 수록, 더 독보적으로 시장을 오래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표적인 근거가 바로 아이폰이다. 도슨은 “애플의 아이폰을 세상에 가져오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삼성은 없었을 것”이라며 “’터치 스크린’을 비롯한 혁신적인 요소 때문에 아이폰은 독보적이었으며 그만큼 기존 기술과 달랐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이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따라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ITWorld

샤오미와 같은 후발 스마트폰 개발업체는 애플의 아이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으로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마찬가지로 애플이 고심해서 웨어러블의 표준을 세운다면 이를 힘들이지 않고 따라하는 경우가 반복될 것이다.

그렇다면 애플은 과연 모든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무료 R&D 업체에 불과한 것일까? 도슨은 “그렇다”라고 말한다.

물론, 애플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억울한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혁신의 선두 주자로서 얻는 이익은 결코 작지 않다. 설령 압도적인 시장 1위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 해도 그 기간에 얻는 수익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패드의 경우,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한 첫 3년 동안 총 67억 7천만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즉, 도슨의 주장은 애플이 웨어러블 시장에 빨리 뛰어들든 늦게 뛰어들든,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Gregg Keizer editor@itworld.co.kr
저작권자 한국IDG & ITWorl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