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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서울 도봉서원터에서 고려 불교공양구 대량 출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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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국보·보물급 66건 77점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들인 조광조와 송시열을 배향한 서울 도봉구 도봉서원이 있던 곳에서 고려시대 각종 불교의식이나 공양에 사용한 금강령·금강저·향로·발우 등 66건 77점에 달하는 국보 혹은 보물급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문화재청과 발굴조사단인 서울문화유산연구원(원장 김일규)은 2012년 도봉서원터 발굴조사 결과 수습한 이들 불교용구 관련 유물 일체를 21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공개했다.

연구원은 서울특별시기념물 28호인 '도봉서원과 각석군(刻石群)' 복원정비 계획에 따라 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2년 5~9월 본격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도봉서원이 조선 초기까지 존재한 사실이 확인되는 영국사(寧國寺)라는 사찰터에 건립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조사단은 도봉서원 터 중심을 이루는 제5호 건물터(동서 12.63m, 남북 12.74m)가 원래는 영국사라는 사찰의 중심 건축물인 금당 혹은 대웅전을 그대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이 건물터 아래에서는 영국사를 세울 당시에 부처를 공양하고자 묻은 것으로 보이는 불교 용구를 넣은 청동솥이 발견됐다.

이에서 수습한 유물에는 불교 밀교 의식에서 중요한 법구(法具)들로 무기 모양인 금동제 금강저(金剛杵)와 이런 무기에 방울을 단 금강령(金剛鈴)을 비롯해 청동제 뚜껑항아리(有蓋壺)와 뚜껑합(有蓋盒), 현향로(懸香爐)와 부형대향로(釜形大香爐. 솥모양 향로), 수각향로(獸脚香爐. 짐승 다리 모양 받침대를 갖춘 향로) 등의 다양한 향로가 들어 있다.

또 세숫대야 형식인 청동유물인 세(洗), 향 피우는 그릇인 향완, 굽달린 사발 모양 그릇인 대부완, 발우(鉢盂), 대접, 숟가락과 같은 다른 청동유물도 발견됐다.

조사단은 수습 유물 중 금강령에는 오대명왕상(五大明王像)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이 함께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양이 국내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특히 금강령은 그동안 발견되나 각지에 소장된 고려시대 동일한 유물 중에서는 조각 혹은 제작 수법이 가장 뛰어난 수작으로 평가된다.

오대명왕령이란 불법을 수호하는 신들인 부동명왕(不動明王)과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군다리명왕(軍茶利明王), 대위덕명왕(大威德明王), 금강야차(金剛夜叉. 또는 오추사마<烏芻沙摩>)명왕을 조각한 금강령을 말한다.

사천왕령은 불국토를 네 방향에서 지키는 신들인 지국천(持國天), 광목천(廣目天), 증장천(增長天), 다문천(多聞天)을 표현한 것이다.

조사단은 이들 불교공양구가 영국사와 관련된 유물임은 확실하지만 고려시대에 이미 존재가 확인되는 인근 도봉사(道峯寺)라는 사찰과 더욱 밀접한 관련을 지닐 것으로 보았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제기에서 '도봉사'라고 새긴 글자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공양품은 영국사 창건 혹은 중건에 즈음해 도봉사에서 가져온 것들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과 조사단은 이들 유물을 2012년 발굴 당시 공개했어야 했지만 조사를 거의 완료하고 철수하려는 시점에 현장 정리과정에서 발견된 데다 금속 유물이라 보존조치가 시급해 그것을 완료한 지금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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