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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내정자, 인사청문회서 '동문서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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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기업 사장 첫 인사청문회…전문성·업무적합성 '도마 위'

[대전CBS 김정남 기자]

노컷뉴스

13일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도시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박남일 내정자가 인사청문위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약사항인 지방 공기업 인사청문회가 13일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 내정자의 임명에 앞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군인 출신'으로 주목을 받은 박남일 내정자는 이 자리에서 직무능력과 관련된 질문에 잇따라 동문서답을 하면서 질타를 받았다.

박 내정자는 이날 오후 대전시청 소회의실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묻는 김태명 위원의 질문에 "북괴가 언제 스커드미사일을 떨어뜨릴지 모르는 상황인데 건설업계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 아파트 1층과 지하층의 천장만큼은 정말 두껍게 만들겠다"고 답해 참석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또 "획일적인 틀에서 벗어나 질적으로도 우수하고, 미적으로도 훌륭한 유럽형으로 지어 시민에게 저가로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해 "질적으로 우수한데 저가로 공급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3군본부의 계룡대 이전과 대전 둔산지역 군부대 이전사업 등의 경험을 내세우며 전문성과 추진력 등을 강조했지만, 위원 상당수는 공공성·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공기업 사장으로서의 고민과 정확한 상황 인식, 추진 전략 등이 부족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심현영 위원은 "군 사업은 경영능력보다 주어진 임무를 맡는데 그치지만 도시공사 사업은 다르다"며 "이윤도 남기고 공익성도 추구해야 하는데 군 경력으로 도시공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유병선 위원은 "아직 정확한 업무 파악을 못한 것 같으니 취임 이후에 좀 더 내실 있는 경영전략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박 내정자는 군 경력을 줄곧 강조하면서 김경훈 임시위원장에게 "국방위 청문회가 아니니 삼가 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권선택 시장 보은인사 의혹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앞서서 누구를 도와달라고 부탁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 외 박 내정자의 도덕성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했다.

법·제도적 근거가 없어 인사를 직접적으로 좌우할 수는 없지만, 청문회에서 드러난 박남일 내정자의 전문성은 취임 이후에도 논란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대전시가 주관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치러졌으며 시의원과 교수, 시민단체 등 7명의 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위원들은 이날 청문회 내용을 토대로 한 경과보고서를 권 시장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jn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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