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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흑인소년 총격사망, 폭력·약탈 사태로 번져… 美 '제2 로드니 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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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학 입학을 이틀 앞둔 18세 흑인 소년이 경찰이 쏜 총탄에 숨지자,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폭력·약탈 사태로 악화하고 있다. 남부 미주리주(州) 세인트루이스의 퍼거슨시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지역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이 지난 9일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에서 나오던 도중에 경찰의 수차례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는 당시 비무장이었다. 무단 횡단 외에는 뚜렷한 범죄 혐의도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라운의 죽음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며 12일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퍼거슨시에서는 흑인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항의 시위가 약탈과 폭력 사태로 번져 32명이 체포되는 등 시위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도 17세 흑인 소년이 히스패닉계 자경단 조지 지머먼의 총격으로 숨졌지만, 지머먼이 무죄 판결을 받자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번졌다.

브라운의 죽음에 흑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미 경찰의 뿌리 깊은 '인종 프로파일링(racial profiling)' 관행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미국 경찰이 흑인들을 일단 범죄자로 간주하고 거리에서 불심검문을 하거나 흑인이 운전하는 차량을 세우는 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종의 인종차별인 셈이다. 브라운도 경찰의 검문을 받던 중 사고를 당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경찰이 길을 지나가던 브라운을 불러 세웠고, 손을 들고 경찰 조사에 응하려던 브라운을 총으로 쐈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이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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