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4 (금)

‘팬택의 빈자리’ 누가 채울까?…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판도 주목

0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LG 반사이익” 분석 가장 많아

삼성 추가적 쏠림은 전망 갈려

중국업체 등 파고들 가능성도

팬택이 12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지형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부터 1위 업체 삼성전자로의 ‘쏠림 현상’, 중국 업체 약진 등 대체로 3가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2년간 팬택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LG전자가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60%대를 유지하고, 팬택은 5%대로 떨어졌다. 대신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3’를 내놓으며 20%대로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발표한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자료에서 삼성전자 64.3%, LG전자 17.8%, 팬택 11.6%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LG전자 상승 폭이 눈에 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13일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이미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며 “팬택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 성향이 브랜드보다는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선호도가 클 것이라는 점에서도 LG전자 고객층과 좀 더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5 판매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하락세를 보여 앞으로 점유율을 더 높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팬택 점유율을 흡수하게 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경우 점유율이 70%를 넘어 독점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간 경쟁이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을 좌지우지한다는 지적이 나올 것이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팬택이 1차 워크아웃을 종료한 직후 530억원을 들여 팬택 지분 10.03%를 사들인 배경에도 팬택을 연명토록 해 삼성 독점 논란을 피하려고 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7월 서울YMCA는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되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이용해 스마트폰 출고가를 부당하게 올렸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렸지만 언제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

외국업체들의 점유율 증가도 점쳐볼 수 있다. 당장 다음달 아이폰6를 공개하는 애플이나 화웨이·샤오미·레노버 등 중국업체들이 팬택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HTC, 모토로라, 노키아, 블랙베리 등이 진출했다 철수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 손을 잡고 단말기를 내놓을 수 있는지 검토하는 등 저가폰을 중심으로 한 중국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흥국 휴대폰 시장을 겨냥한 25달러(2만5000원)짜리 ‘노키아130’이 상륙할지도 관심이다. 피처폰(구형 단말기)이지만 굳이 고가 스마트폰이 필요 없는 이들이라면 구매를 고민해봄직해서다.

팬택을 외국 업체가 인수할 경우엔 국내 시장에 끼칠 영향이 좀 더 커질 수도 있다. 팬택 인지도와 선호도가 있는 만큼 해외업체 자체 브랜드보다는 국내 시장을 파고드는 데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