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이 건강함을 반영하기 때문이란 통설 뒤집혀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
사람은 '잘생겼다'거나 '예쁘다'고 표현하는 균형 잡힌 얼굴이나 몸매를 보면 성적 매력을 느끼게 된다.
진화심리학자나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 이유를 신체의 균형이 곧 건강 상태를 대변하기 때문이라고 믿어왔다. 즉 생물학적으로 우성인 건강한 이성을 만나기 위해 균형 잡힌 얼굴과 몸매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한 연구에서 얼굴의 균형과 건강 상태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극히 일부 연구에서 얼굴의 불균형과 몇 가지 건강문제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상당수 연구에서 양자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는 상반된 결론들이 나왔다. 이들 연구는 대부분 소수 관찰 대상자를 상대로 연구 시점에서의 건강상태에 대한 대상자들의 진술에 의존해 이뤄졌다. 그만큼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과는 건강과 얼굴의 균형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얼굴이 불균형이라고 해서 어릴 때 병치레를 더 많이 하거나, 출생 시 몸무게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또는 체질량이 더 높다는 등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IQ에 있어서는 미미하지만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의 균형이 더 좋을수록 IQ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났지만, 그 차이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그 차이가 너무 미미해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연구에 참여했던 데이비드 로슨 진화인류학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건강하고 지적인 파트너를 구하는 방법으로 균형 잡힌 얼굴의 상대를 선택하는 것은 실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 다른 의문을 제기한다.
얼굴의 균형미가 잠재적 파트너의 가치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주지 못한다면 왜 인간은 얼굴과 신체적 균형에 대해 그토록 섹시하게 느끼며 집착하게 될까?
연구진은 한 가지 가능성으로 인간이 균형을 좋아하는 단순한 이유를 제시한다. 예술과 자연 상태의 물체 등에서 균형 잡힌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이성의 얼굴에 대해서도 균형미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미시간 대학의 진화심리학자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인간의 심리는 우리가 현대 의학과 보건 체계를 갖기 훨씬 이전에 진화했기 때문에 이를 현대 상황에 단순히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인류는 불균형을 초래하는 훨씬 다양한 형태의 질병을 갖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연구는 과거 수렵 채취 시대 인류와 비슷한 환경에 살고, 당시의 질병과 기생충 등에 노출된 종족들을 상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13일 영국왕립학회지(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stephano@cbs.co.kr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