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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윤복희 "위안부 할머니 아픔 위로하려 무대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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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꽃신'서 일본 여군 하루코 역

조선 여성 짓밟는 일본군에 환멸

인간적인 고뇌 빠지는 인물 연기

노개런티…재능기부로 참여

17일까지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우리는 그동안 역사의 아픈 상처를 너무 잊고 살았다.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참여하게 됐다.”

뮤지컬 1세대이자 현역 최고령 뮤지컬배우로 활동하는 가수 윤복희(68). 그녀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나섰다. 17일까지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꽃신’에 재능기부로 출연하는 것. 윤복희는 “위안부 문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알아야 하는 아픈 역사다”라며 “외국에서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등 위안부 할머니들을 성심껏 돕고 있는데…. 우선 나부터 반성해야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꽃신’은 일제강점기에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 현대사회에서도 자행되고 있는 여성 인권 유린에 대한 고찰을 담았다.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국내 최초의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제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중에 첫선을 보이고 폐막식에서 진행한 올해 ‘DIMF 어워즈’에서는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윤복희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복희는 1952년 뮤지컬 ‘크리스마스 선물’로 데뷔한 이후 올해로 63년째 뮤지컬 무대에 서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맡은 역은 일본 여군 하루코. 일본인이지만 일본군의 잔인한 행태를 환멸하는 역할이다. 그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수퍼스타’ ‘사운드 오브 뮤직’ ‘마리아 마리아’ ‘사랑해 톤즈’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일본 여군을 연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인도 아닌 일본인 역을 맡았다. 일본인과 같은 동족이지만 인간으로서 볼 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괴로워하는 인물이다. ‘여자로서 이건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며 일본 사령관을 죽여야겠다는 마음까지 품는다.”

극 중 소녀들이 “작은 풀도 이유가 있고 이름이 있다”며 춤을 추는 장면은 윤복희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윤복희는 “이 대사에 ‘꽃신’이 말하고자 하는 게 다 들어 있는 것 같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마음이 너무 아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꽃신’에 출연하는 배우는 물론 제작진 모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윤복희 외에도 배우 강효성·서범석·김진태 등 유명 배우들이 함께 뜻을 모았다. 공연 수익금 중 50%는 광주 ‘나눔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다. 문제 해결을 하루라도 앞당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우리 공연의 역할이다. ‘꽃신’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길 바라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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