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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외국인 언제까지 살까…변곡점은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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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13거래일째 순매수…QE3 종료 후 달러 강세, 신흥국 자금 이탈 등 변수 많아]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진이 13거래일간 지속되면서 언제까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QE)가 종료되는 오는 10월이 외국인 수급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486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난 15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13거래일 동안 사들인 규모는 총 3조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신흥시장에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한국 증시의 수익률 갭 메우기가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오는 10월을 전후해 방향을 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6월20일, 벤 버냉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일정을 발표하자 외국인은 하루에 4610억원을 순매도했다. 버냉키 당시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처음으로 시사한 지난해 5월22일 이후 외국인은 3조365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양적완화가 실제로 축소되기 시작한 올 1월 이후에는 외국인 매매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오는 10월에는 양적완화가 완전히 끝나 더 이상 값싼 달러 유동성이 추가로 공급되지 않는 만큼 지금까지 양상과 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양적완화 정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미국 경기의 자생적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면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고 미국 증시의 달라진 분위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종료 이후 전개될 수 있는 달러 강세도 관건이다. 달러가 강세로 전환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매수했다가 환차손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엠투자증권 강 팀장은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을 결정할 외부 요인은 미국 통화정책의 변화"라며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적완화가 종료되면 곧바로 금리인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그동안 해외에 분산돼 있던 달러 자금이 금리가 올라가나 미국으로 환수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도 강해지게 된다.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단기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수급이 오히려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주장도 있다. 양적완화 종료는 곧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하면 수혜를 입는 것은 결국 신흥시장이라는 논리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결과적으로 글로벌 경기모멘텀이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매수세에 큰 지장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점차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민 기자 d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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