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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시종일관 무능했던 정부…'못 믿겠다' 불신여론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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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시신 바꿔치기' 음모론까지

국과수 부검 결과 발표에 관심 집중

【서울=뉴시스】장성주 기자 =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숨진채 발견됐다는 발표에 대해 국민들은 "믿을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시신을 바꿔치기 한 뒤 해외로 도주했다. 1년 뒤 해외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사진을 찍는 손가락이 9개인 노인이 발견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각본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즉각 "조작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동안 정부가 모여준 무능력함이 이 같은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불신의 씨앗은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해양경찰청(해경)의 부실한 초기대응에서 싹이 텄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우왕좌왕하며 오히려 배를 버리고 탈출하는 선장 등 선원들만 구조해 비난을 자초했다.

정부는 세월호 탑승객 숫자를 여섯차례나 번복했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발표한 탑승객 숫자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희생자 시신이 발견돼자 '부랴부랴' 바뀌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참사를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던 정홍원 국무총리도 두 명의 내정자가 갖가지 의혹에 휩싸이며 잇따라 사퇴하자 결국 유임되며 화를 불렀다.

가장 큰 불신은 검찰의 '헛발질'이 자초했다.

검찰은 수사초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혐의 입증에 속도를 내며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쳤다. 심지어 "유 전 회장의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검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며 지난 21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유 전 회장은 지난달 12일 오전 9시6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상태였다.

검·경 모두 초동대응 미숙이라는 비판을 비할 수 없는 것은 물론 '40일'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벌여온 '전국적 소동'들은 국민들에게 '쇼'로 비쳐지기 충분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유류품 중 신발은 '와시바(Waschbar)'라는 고가 명품"이라는 경찰 발표가 사실은 독일어로 '물세탁이 가능하다'는 뜻인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샀다.

정치권은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볼썽사나운 정쟁만 벌이고 있다. 특히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 부여와 위원 추천 방식을 놓고 서로 '네 탓' 공방만 발이고 있다.

이에 국민들은 "차라리 개를 믿겠다"며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의 뜻을 내비쳤다.

남은 것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다. 국과수가 투명한 결과 발표로 유 전 회장의 죽음에 관한 의혹을, 나아가 정부에 대한 깊어진 불신의 골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ufpi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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