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미국 뉴욕 어퍼웨스트사이드의 애플스토어 고객이 화이트 아이폰과 자신의 블랙 아이폰을 비교해 보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자료사진)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버라이존과 AT&T 등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 IT전문매체인 씨넷은 26일(현지시간) 이를 두고 애플의 아이폰이 이동통신업체들에게는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아이폰 판매는 향후 매출을 올려주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이점이 있는 반면 고가여서 일반인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동통신업체가 부담해야할 보조금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폰 판매가 성공적일수록 과도하게 지급해야할 보조금으로 인해 이동통신업체들의 수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버라이존과 AT&T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이같은 이동통신업체들의 고민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데이터 등 각종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기기 판매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부진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지속적으로 새 기능을 가진 최신기종으로 바꾸려는 욕망이 강해 기종변경 때마다 들어가는 보조금으로 인해 장기적으로도 수익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아이폰이 성장의 핵심요인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보조금을 주더라도 아이폰 구매자를 놓칠 수도 없다는 것이 딜레마라는 것.
시장조사업체 스탠퍼드 C. 번슈타인의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모펫은 "현 시점에서 아이폰은 마약과 같은 존재이고, 이동통신업체들은 이미 중독된 상태"라며 "문제는 아이폰 판매가 가치있는 것이냐가 아니라 아이폰 없이 견뎌낼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버라이존의 경우 전체 모두 430만명이 아이폰을 개통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기존 가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 120만명만이 순수 신규 가입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버라이존은 기종에 대한 보조금 등으로 인해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1% 하락했다. 아이폰 판매가 이뤄지지 않았던 전년 동기에는 5.5%나 증가했었다.
AT&T도 760만대의 아이폰이 새로 개통됐으나 신규가입자는 71만7천명에 그쳤다. 아이폰 구입자들이 보조금을 주는 새모델로 교체할 때마다 AT&T의 이익률은 그만큼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로 4분기 무선부문의 이익은 전년 동기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이동통신업체들이 기대하는 미래의 수익도 이용자들의 서비스 활용성향이 바뀌고 있어 그렇게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사이먼 플래너리는 데이터이용 부문과 달리 음성과 문자메시지 부문의 매출이 줄고 있어 기대와 달리 모바일부문의 이용자당 평균 매출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통통신업체들이 이같은 문제로 인해 고심하고 있지만 애플은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가 크게 증가해 사상 최고실적을 구가하고 있다.
결국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시장의 승자는 애플이라고 씨넷은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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