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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잡스 영혼’ 잃은 애플, 돈은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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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死後 프리미엄 위주 전략 수정

보급형 아이폰5C 출시 힘입어 1분기 순익 102억달러 깜짝 실적

[동아일보]
동아일보

애플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사후에 시도해온 ‘다작(多作)’ 전략의 효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1∼3월)까지 이어졌다. ‘잡스의 영혼이 사라졌다’는 비판 여론에도 애플은 실리를 택했고 선택이 실적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23일(현지 시간) 발표한 1분기(애플 자체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은 102억 달러(약 10조5927억 원)로 지난해 1분기 95억5000만 달러보다 7%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91억 달러도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도 456억4600만 달러(약 47조4033억 원)로 전년 동기의 436억 달러보다 4.7% 증가했다. 이 역시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435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깜짝 실적’은 아이폰의 판매 호조 덕이다. 애플은 올해 1∼3월 아이폰 4371만9000대를 판매했다. 시장 예상치인 3770만 대를 크게 웃도는 판매량이다. 1분기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탓에 전 분기(5102만5000대)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1분기(3743만 대)보다는 600만 대 이상 많이 팔았다.

이번 실적은 애플에 의미가 있다. 애플은 잡스가 2011년 사망한 후 사업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했다. 1년에 신제품을 한 개만 공개하던 원칙을 버리고 지난해 9월 처음으로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5S’와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5C’를 동시에 출시했다. 이 전략이 효과가 있었다는 게 애플의 판매 실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한 점도 주효했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 최대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중국시장에 전략 스마트폰을 처음 공식 출시했다.

“삼성, 애플 多作전략에도 대응력 충분” ▼

올해 1∼3월 애플이 밝힌 중국시장(홍콩, 대만 포함) 매출은 92억8900만 달러. 비수기임에도 다른 지역과 달리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아이폰5S의 경우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골드 색상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애플의 전략 수정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다. 애플이 삼성전자가 이미 만들어놓은 경쟁의 룰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고고한 학’ 같은 이미지를 유지해오던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 현실에 맞춰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은 삼성전자처럼 소비자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회사가 아닌 데다 유통망도 적기 때문에 일대일 경쟁 구도가 삼성전자에 그리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9일 1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하는 삼성전자는 1분기에 9000만 대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갤럭시S5’가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점으로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응이 좋아 2분기(4∼6월)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한편 이날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도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의 1분기 매출은 2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순이익 역시 6억4200만 달러로 1년 전의 2억1900만 달러보다 3배 가까이로 늘었다. 모바일 시스템을 발 빠르게 적용하며 모바일 부문에서 이용자 수와 광고 매출을 크게 늘린 게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 jhk85@donga.com·이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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