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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캐나다서 45년만에 늦장 도착한 편지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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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동생이 언니에게 보낸 편지…지연 이유는 미스테리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뉴스1

지난 1969년에 발송된 후 45년만에 도착한 편지를 들고 있는 앤 팅글.(출처=캘거리선)© News1


캐나다에서 발송된 지 45년 만에 수취인에게 도착한 우편물이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 CBC 라디오는 캘거리에 살고 있는 앤 팅글이 지난 주 1969년에 발송된 편지 한 통을 받았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6센트(약 56원)짜리 우표가 붙은 채 레스브리지에서 발송된 이 편지는 당시 9살이던 앤의 여동생 에스더가 보낸 것이다.

레스브리지에 살던 에스더는 당시 캘거리에서 결혼해 살고 있던 언니 앤의 집에 방문해 조카를 돌봤다.

에스더는 편지에 "올 여름 동안 가장 즐거운 3주를 보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며 "이제는 언니가 우리 집에 올 차례"라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편지가 제 때 배송되지 않은 것은 주소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편지 봉투에는 받는 사람의 이름과 앤의 가족이 살던 집의 거리명은 정확히 기재돼 있었지만 번지수가 잘못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 예의바른 소녀가 쓴 사랑스러운 편지는 어떤 이유에선지 45년 만에 발송지로부터 200㎞ 떨어진 앤의 새로운 집에 도착했다.

편지가 발송되기 8일 전에 발사된 아폴로 11호가 38만4400㎞ 떨어진 달 표면에 도착할 때까지 3일 만에 도달한 것에 비하면 오래 걸려도 너무 오래 걸렸다.

이 같은 우편물 배송지연 사건은 세계 각지에서 종종 일어나고 있지만 대개는 그 원인이 밝혀졌다.

지난 2010년 프랑스에서는 지난 1790년에 발송된 공문이 220년 만에 제대로 된 주소지를 찾아간 일이 일어났다.

이 사건의 경우에도 당초 세이(Seix)로 발송됐으나 우편 분류작업 도중 발음이 거의 같은 세이(Saix) 행으로 잘못 분류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편지의 경우 캐나다 우체국이 직접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우체국은 전·현직 우체부들을 조사했으나 누구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캘거리 우체국은 지난 1960년대 우편물 분류시설을 신형으로 교체했기 때문에 편지가 기계 사이에 끼거나 사용하지 않는 서류 서랍에 들어갈 가능성도 없다.

애닉 로시어 우체국 대변인은 "매우 흔치 않은 아름다운 미스테리"라면서도 "배송 지연에 대해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편지에 동봉된 사과문에는 "친애하는 고객님, 우편물이 손상을 입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합니다. 우편물은 현재와 같은 상태로 다른 우편물들 속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우편물이 고객님께 중요한 물건이라는 점을 깨달았으며 맡겨주신 우편물이 손상을 입은 것에 대해 늘 걱정하고 있습니다"라고만 적혀 있다.

앤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매우 경이롭고 믿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겨우 6센트를 받고 45년이나 우편물을 배달한 우체국의 영웅적인 행위를 비방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늦기는 했지만 커다란 유산을 받았다"며 "너무나 사랑스러운 깜짝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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