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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대통령 진도 방문에도 민심 악화… 박 정부,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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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대응 체계 난맥 드러내… 정부 무능 비판 빗발

책임자 문책에 분위기 쇄신용 대폭 개각도 거론

청와대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끓어오르는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에게로 직접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위기다.

경향신문

박 대통령은 20일에도 특별한 일정 없이 실종자 수색·구조작업 상황을 주시하고 점검하는 데 집중했다. 전날 제54주년 4·19혁명 기념일을 맞아 서울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을 제외하곤 예정된 대외 일정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날 휴일임에도 오후에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사고 수습과 지원 방안을 협의했다. 김 실장은 “가족들이 탈진도 하고 힘드니 그분들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의료진을 보충하라”고 지시했다고 민경욱 대변인이 전했다. 회의에서는 정부의 ‘우왕좌왕 대응’을 두고 비판이 커지는 데 대해 체계적 구조·수색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2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사고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사고현장 방문 이후에도 민심이 악화되고 있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의 매일 정부 재난대응체계의 난맥상이 하나둘씩 새롭게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박 대통령에게로 고스란히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국민토론방은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날 하루 올려진 글만 1000건에 이른다.

게시판에서 방모씨는 “정말 한심스럽다. 이렇게 무능한 정부 밑에서 어찌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류모씨는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핵심은 정부의 탁상행정과 미숙한 재난 대처다. 제 역할을 못하고, 미루고, 넘기고…”라고 토로했다. 이모씨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다. 대통령님, 청와대를 그리로 옮기시는 것은 어떠신지요”라고 썼다.

청와대는 여론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후속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책임자 문책은 물론 민심을 다독이고 국정을 쇄신하기 위한 대폭적인 개각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사고 수습이 진행 중인 당장은 아니더라도 적당한 시기에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부활절 축하메시지에서 “여객선 침몰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분들과 유가족, 실종자와 가족들, 슬픔에 젖은 국민에게 하나님의 위로의 손길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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