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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라이스 전 美국무 미네소타대에서도 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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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흑인 여성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 스탠퍼드대 교수(59·사진)는 대학 기념강연의 단골 연사이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이라크 침공을 주도했다는 등의 이유로 지금도 논란의 한가운데 서는 인물이다.

5월 중순 예정된 럿거스대 졸업식에 연사로 온다는 소식에 지난달에 교수회와 학생들이 반발한데 이어 지난 17일 미네소타대의 강연에서도 봉변을 당했다. 라이스는 미국 시민권법 제정 50주년 기념강연의 연사로 미네소타대 강단에 섰으나 교수 200명과 학생들이 반대 청원을 하고, 행사장 앞을 막아섰다. “전범은 캠퍼스를 떠나라!”는 구호마저 나왔다.

경찰의 보호로 라이스는 강연을 무사히 마쳤지만 사회자에게 ‘부시 행정부 때로 돌아간다 해도 또 다시 그렇게 행동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라이스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르게 할 것들이 많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담 후세인을 끌어냈을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 이라크 재건을 망쳐버린 것은 맞다”고 했지만 이라크 침공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그는 “우리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교수와 학생들은 라이스가 이라크 침공을 주도하고 테러 용의자를 고문했던 점들을 고려하면 시민권법 50주년 취지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대학 측은 라이스가 앨라배마에서 자란 흑인 소녀로, 인종차별을 당했던 경험이 있는데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며 행사를 강행했다.

라이스가 최근 파일공유서비스 회사 드롭박스의 이사로 임명된 것을 두고도 2005년 국가안보국(NSA)의 영장없는 도감청을 옹호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자리가 아니라는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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