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민간잠수사 종횡무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

20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 모여 실종자들이 살아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 요청 중 하나는 민간 잠수사를 대거 투입해 구조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는 것이다.

민간업체 잠수사들이 해군과 해경 특수부대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세월호 조타실 부근에 호스를 연결해 선체 내부로 공기를 주입한 것과 지난 19일 2층 화물칸 수색에 성공한 것도 민간 잠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된 단원고 학생들이 대거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식당칸과 4층 객실 수색을 위한 통로를 마련한 것도 민간 잠수사로 알려졌다. 선내 시신 첫 수습을 가능케 한 '특수 손도끼'도 민간 잠수사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아무리 묵직한 도끼를 동원하더라도 해저 수압 때문에 무용지물이었지만 유리창을 때리기보다 찔러서 균열을 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후 쇠뭉치 끝을 뾰족하게 갈아 손잡이를 달았다.

황장복 특전구조대 구조대장은 "선체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결한 가이드라인 상당수에 대해 민간업체 잠수사들이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간업체 잠수사들은 수중 및 선체 수색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로 경험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색을 위해 해상과 세월호에 연결된 가이드라인은 모두 5개다. 이에 따라 사건 발생 초기부터 구조 작업에 대한 민관군 협력을 더 강화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사고 발생 3일째인 18일부터 본격적으로 민간업체 잠수사들을 현장에 투입했다. 20일에는 민관군으로 구성된 잠수부 563명을 확보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도 민간 잠수사들 구조 능력이 군경보다 뛰어난 것 같다고 인정했다. 고명석 해경 장비기술국장은 "수중에 있는 선체 수색이라든가 구난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민간 전문업체가 좀 더 능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검증된 민간업체들의 또 다른 구조 능력은 장비다. 기본적으로 민간업체 잠수사들은 공기통이 두 개인 '더블탱크'를 보유하고 있다. 많게는 4개까지 달아 잠수할 수 있는 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물속에서 통신과 호흡이 가능한 장비도 있다. 황 구조대장은 "안전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는 장비는 군경이 보유한 것보다 효율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민간의 활약과는 대조적으로 정부는 첨단 장비를 보유하고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1590억원을 투입해 2012년 9월 진수식을 한 해군의 최첨단 구조함 통영함은 이번 구조 작업에 투입되지 못했다. 통영함은 2012년 9월 진수식까지 이뤄졌지만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와 무인 수중로봇 성능이 해군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도 예정 시기인 지난해 10월을 넘긴 지금까지도 조선소에서 시운전 중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의 심각성을 감안해 통영함 긴급 투입을 검토하기도 했지만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장비로 구조 작업을 진행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최종적으로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진도 = 박진주 기자 / 서동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