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웹OS TV를 시청한 기자의 입에서 나온 감탄사다. '스마트TV 운영체제, 그거 다 느리고 쓸모 없어'라고 냉소적으로 생각하던 기자에게 LG전자 웹OS TV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LG전자가 자사의 2014년 스마트TV 신제품을 서초 R&D 캠퍼스에서 11일 공개했다. 이날 LG전자는 자사 스마트TV의 핵심은 웹OS TV에 있다고 강조했다. 웹OS TV란 LG전자가 HP로부터 매입한 스마트 운영체제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용 운영체제인 웹OS를 개량해 스마트TV용 운영체제인 '웹OS TV'로 탈바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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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웹OS TV를 차세대 스마트TV 규격으로 밀어부칠 계획이다. 2014년 출시하는 신모델의 약 60%에 웹OS TV 운영체제를 탑재한다. 고급형 TV에는 웹OS TV 운영체제가 반드시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나머지 40%는 기존 LG전자 스마트TV 운영체제(넷캐스트 4.0)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용한다.
웹OS TV의 가장 큰 특징은 멀티태스킹(다중 작업)이다. TV를 시청하던 도중 리모콘의 홈 버튼을 누르면 화면 하단에 애플리케이션이 자동 정렬된다. 물론 TV에서 영상은 계속 흘러나온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동영상 앱을 통해 콘텐츠를 시청하던 도중 TV 앱을 선택하면 동영상 스트리밍은 일시 정지되고 TV를 시청할 수 있다.
국내에서 기존 제공하는 앱은 유튜브, Pooq, CJ E&M, 시네21 등 6가지다(미국은 좀 더 많다. 넷플릭스, 훌루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대부분을 지원한다). 다른 앱은 3월 말 열리는 LG 웹OS 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당연히 웹킷 엔진 기반의 자체 인터넷 브라우저도 탑재하고 있다(안드로이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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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보충은 어떻게 하려는 걸까. LG전자는 여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단 국내외 동영상 콘텐츠 사업자들과 협력해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동영상 스트리밍 외에 게임 등 다른 형태의 앱도 제공한다. LG 유플러스 등 계열사와 협력해 최신 3D 게임을 스트리밍 형태로 즐길 수 있도록(LG유플러스 C게임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LG전자 관계자는 살짝 귀띔했다.
웹OS TV용 앱은 웹 언어 HTML5 기반이다. 이미 시중에는 상당수의 HTML5 기반 앱이 존재한다. 이를 웹OS TV용 앱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를 공개해 개발자들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웹OS TV의 또 다른 특징은 '쌍방향 소통(Interactive)'이다. 지금까지 TV는 단방향 전달만 가능했다. 콘텐츠 제공자가 제공하는 영상을 일방적으로 감상하는 것만 가능했다. 스마트TV, IP TV 등이 생겨나면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게 됐으나, 단방향 전달이라는 근본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웹OS TV는 콘텐츠 제공자와 사용자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 홈쇼핑 광고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TV로 광고를 보던 소비자가 스마트TV 속 연결 버튼을 누르면 현장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쇼호스트만의 일방적인 채널이 아닌 시청자가 함께하는 진정한 참여 방송이다. 웹OS TV 운영체제는 앱을 통해 이러한 쌍방향 소통을 실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사실 웹OS TV뿐만 아니라 모든 스마트TV 운영체제의 목표이기도 하다).
UI(사용자환경)의 움직임은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답고 부드럽다. 홈 버튼을 누르는 즉시 앱이 하단에 자연스럽게 정렬되고, 화면이 좌측으로 밀려나는 애니메이션과 함께 앱이 실행된다. 여러 앱을 일시정지시켰지만, 화면이 끊기거나 앱 실행이 느려지는 현상은 없었다. 인터넷 페이지도 빠르고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었다. 어지간한 태블릿PC 못지 않게. 인터넷 페이지를 열거나 앱을 2개 이상 실행하면 느려지고 버벅거리는 기존 스마트TV와 비교된다.
<LG전자 웹OS TV를 사용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
그렇다고 TV의 본분을 잊진 않았다. 웹OS TV는 TV 실행, 외부 입력, 동영상 스트리밍 등 모든 기능을 앱으로 판단한다.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쉽다. 스마트폰으로 전화통화를 하려면 운영체제 부팅이 완료되야 한다. 전화통화 기능 역시 앱이기 때문. 하지만 웹OS TV는 조금 다르다. TV를 켜면 TV 화면은 3초만에 나타난다. 반면 웹OS TV 운영체제는 20초 뒤부터 사용할 수 있다(부팅시간). TV 실행도 앱이긴 하지만, 운영체제와는 별도로 움직이는 특별한 앱이다. 사람들은 TV 전원 버튼을 누르는 즉시 TV를 보고 싶어하지, 운영체제 부팅이 끝난 후 TV를 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LG전자 TV 특유의 녹화 기능 역시 건재하다. 4~16GB에 이르는 내부 메모리와 USB 단자를 통해 연결된 외장 HDD에 TV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저작권 보호가 걸린 방송 제외). 녹화된 동영상은 LG전자 TV에서만 볼 수 있고, PC 등 다른 기기에선 볼 수 없다.
조작법도 쉽고 간단하다. 리모콘에 가속도계를 탑재해 사용자의 손움직임을 인식한 후 이를 화면에 화살표로 표시한다. 그 다음 화살표를 움직여 앱을 선택하면 된다. 리모콘이 마우스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손떨림 보정 기능을 도입해 화살표가 흔들려 엉뚱한 앱이 실행되는 현상을 방지했다. 숫자, 문자는 화면에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 또는 리모콘에 탑재된 마이크를 통해 음성으로 입력할 수 있다. 음성 명령으로 TV 채널을 바꾸고 앱을 실행할 수 있으며. 인터넷 검색도 수행할 수 있다. 무선 키보드(플러그&플레이 방식 지원 O, 블루투스 방식 지원 X)를 연결해 문자를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40~50대 TV 주 사용층도 쉽고 빠르게 UI에 적응할 수 있게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운영체제는 웹OS TV 1.0이며, 프로세서는 LG전자가 직접 개발한 M14를 채택했다. 운영체제가 발전한 만큼 (마치 스마트폰처럼) 글자 크기 조절, 주변 기기 연결 등 자잘한 설정도 모두 사용자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운영체제 버전 향상, 성능 개선, 버그 제거 등 다양한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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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중에는 풀HD 해상도의 웹OS TV만 출시된 상태며, 올해 상반기 내로 UHD 해상도의 웹 OS TV가 출시된다. 가격은 기존 LG전자 스마트TV와 비슷하게 책정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웹OS TV는 향후 LG전자 스마트TV 전략의 핵심"이라며, "웹OS TV, 넷캐스트, 구글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TV 운영체제를 다각화해 국내와 세계 TV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웹OS TV를 강조함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타이젠(Tizen) 스마트TV와 일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회사 모두 자체 운영체제를 통한 스마트TV 생태계(콘텐츠+앱) 확보라는 야심을 드러냈다. 둘 중 승리한 운영체제는 향후 스마트TV 시장을 선도할 것이고, 패배한 운영체제는 소리 소문없이 잊혀질 테다. 두 회사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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