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 라민 야말(가운데)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친선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열대야보다 뜨거운 축구 열기가 서울 상암벌을 달궜다. 31일 스페인 축구 명문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의 친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폭염이 무색하게 축구 팬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활약하던 2010년 이후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바르셀로나의 스타 군단을 보기 위해 6만2000여 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경기 시작 3시간여 전부터 경기장에 도착하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보려는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함께 찍은 것 같은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 부스엔 대기 줄이 길게 이어졌다. 경기 광명시에서 10살짜리 아들과 유니폼을 맞춰 입고 온 박현성(40)씨는 “대학 시절 밤을 새워서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곤 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팀을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함께 왔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FC 바르셀로나의 친선경기. FC 바르셀로나 라민 야말이 골을 넣고 있다.2025.7.31 /박성원 기자 |
바르셀로나는 한국 팬들의 응원 열기에 화답하듯 최정예에 가까운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2007년생으로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10번을 단 라민 야말(스페인)을 비롯해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7·폴란드), 하피냐(29·브라질), 페드리(23·스페인) 등 주축 선수들이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자 환호가 터져 나왔다. 팬들은 연습 삼아 선보이는 슈팅과 패스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계속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화려한 몸놀림에 감탄하는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바르셀로나 득점이 나올 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노우(Camp Nou)가 된 듯 관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경기는 바르셀로나가 7대3으로 승리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야말이었다. ‘제2의 메시’라 불리며 최근 메시가 바르셀로나 시절 달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은 야말은 한국 팬들 앞에서 그 자격을 증명했다. 선발로 출전한 그는 바르셀로나가 전반전에 넣은 3골에 모두 관여했다. 전반 8분 왼발 슈팅으로 골대를 맞혀 레반도프스키의 선제골을 돕더니, 전반 14분엔 화려한 단독 드리블 이후 중거리슛으로 서울 골망을 뚫었다. 서울 조영욱(26)과 야잔(29·요르단)의 골로 2-2 동점이던 전반 추가 시간엔 오프사이드 함정을 뚫고 침투 패스를 받아 개인기로 서울 수비진을 무력화한 후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전반전을 3-2로 앞선 바르셀로나는 후반전 들어서면서 선수 11명을 모두 바꿨다.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페란 토레스(2골), 가비가 추가 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한솥밥을 먹던 제시 린가드(서울)와 마커스 래시퍼드(바르셀로나)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서울은 후반에 정한민(24)이 한 골을 더 보탰다. 서울 응원단은 승부와 상관없이 90분 내내 세계 최강 클럽을 상대하는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도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관중 다수가 경기장에 남아 마무리 운동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끝까지 지켜봤다. 바르셀로나 선수들도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면서 화답했다. 바르셀로나는 대구로 이동해 4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FC와 친선경기 2차전을 치른다. TV조선이 생중계한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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