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은둔의 백악관 실세 와일스, ‘직장 상사’ 트럼프를 말하다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원문보기

은둔의 백악관 실세 와일스, ‘직장 상사’ 트럼프를 말하다

속보
트럼프미디어 42% 폭등…원자력 TAE 테크와 합병
‘얼음공주’ 별명 비서실장, 이례적 언론 출연
머스크와 관계, 여성-언론관 등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인베스트 아메리카' 원탁회의에 참석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인베스트 아메리카' 원탁회의에 참석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초인적인 속도로 일하고 있다. 그걸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트럼프의 애국심은 (대선에 처음 출마한) 2016년에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그는 (대통령직이) 자신에게 모든 걸 베풀어 준 이 나라에 보답할 기회라고 믿어 왔다.”

수지 와일스(68)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9일 뉴욕포스트 팟캐스트에 출연해 ‘직속 상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를 총괄한 와일스는 트럼프 2기의 최고 실세로 통하는 핵심 참모다. 혼선을 거듭했던 집권 1기와 달리 이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비교적 안정적으로 순항하는 것은 와일스가 중심을 확실히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얼음 공주’라는 별명처럼 냉철하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와일스의 방송 출연은 미 정가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와일스의 언론 출연은 트럼프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주말 방송 한 차례가 전부였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UPI 연합뉴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UPI 연합뉴스


와일스는 “많은 사람이 생각만 했던 것을 그냥 말하는 게 그(트럼프)의 장점”이라며 “사람들은 변화를 말하는 혁신가를 어려워하고, 트럼프는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머릿속에 있는 것을 그냥 말하지만 효율적”이라고 했다. 이어 “(1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바이든 정부 4년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이유 없이 짜증내거나 화를 내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그래서 대통령이 화를 내면 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고 했다.

기성 언론을 ‘가짜 뉴스’라며 공격하고 기자에게 면박을 주는 모습과 달리 트럼프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유력지를 탐독하는 편이라고 와일스는 전했다. 트럼프가 강한(strong) 여성을 견디지 못한다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는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와 장녀 이방카 등을 ‘강한 여성’으로 거명하며 “그건 도시 전설처럼 틀린 얘기”라고 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이었다가 최근 사이가 틀어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화제에 올랐다. 와일스는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친절했고 머스크는 우리가 모르는 사람과 기술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즐겼다”고 했다. “대통령은 머스크에게 매우 관심이 많았고, 저녁 식사 같은 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가까이서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령은 머스크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졌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결국 좋은 결말은 아니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고,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머스크가 트럼프의 관심을 독차지하지 못해 질투를 느낀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론의 성격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와일스는 자신의 직무에 대해 “아무도 맡고 싶어 하지 않는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동시에 큰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로리다주에서 의원 보좌관, 로비스트 등으로 활동한 그는 “지방 정부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백악관 업무가 완전히 낯설지는 않다”면서도 “선거운동과는 완전히 다르고 의전 절차도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임 바이든 정부의 초당적인 인수인계 과정이 “훌륭했다”며 “지금도 가끔 연락할 정도”라고 했다.

와일스는 현재 워싱턴 DC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두 딸을 낳고 10년 넘게 ‘경력 단절’을 겪었다. 그는 “나는 특정한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업무에 복귀하기가) 다른 사람보다 어렵지는 않았지만 결코 쉬운 일도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여성들이 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백악관부터 젊은 부모들에게 가능한 한 편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