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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피크 때, 응급실 환자의 의사 신뢰도 오히려 높았다… 왜?

조선일보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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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피크 때, 응급실 환자의 의사 신뢰도 오히려 높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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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조선일보DB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조선일보DB


의정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 진료에 대한 환자 신뢰도가 오히려 전년보다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응급실 진료를 전문의가 전담하고, 환자 밀집도가 내려간 영향으로 해석된다.

25일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작년 8월~11월 전국 응급실을 이용한 만 20세 이상~80세 미만 내원 환자와 보호자 40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의사·간호사 등 응급실 내 의료진에 대한 신뢰도가 전년보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내 의사 진료를 신뢰하느냐’의 물음에 90.1%가 ‘신뢰한다’ 혹은 ‘매우 신뢰한다’고 답했다. 1년 전 조사에선 87.7%였는데 2.4%포인트 오른 것이다. 연구진은 “응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신뢰가 향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응급실 내 간호사 간호 활동에 대한 신뢰율’도 91.6%로 전년(88.9%)보다 2.7%포인트 올랐다. 연구진은 “응급실 내 간호사들의 간호 활동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고, 응급 의료 서비스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신뢰받고 있다”고 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의정 갈등 전에는 응급실 진료를 전공의들도 봤지만, 의정 갈등 이후 전문의들이 진료를 전담하다시피 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회장은 “상급 병원 응급실의 경우 만성적인 환자 과밀화와 긴 대기 시간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의정 갈등 기간 응급실 내원 환자가 급격히 줄며, 진료 만족도가 올라갔다고 봐야 한다”며 “간호 활동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 것도 환자 밀집도가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부의 다른 의료 기관에서 병원을 옮기는 ‘전원’으로 응급실로 올 때 걸리는 시간은 전년보다 줄었다. 전년도 조사에선 평균 31.3분이 걸렸는데 작년에는 25.8분이 걸려 전년 보다 5.5분 감소한 것이다. 응답자 10명 중 8명(79.9%)은 응급실에서 의사 진료를 받을 때까지 대기 시간이 적당했다고 답했다. 2023년(66.7%)과 비교하면 13.2%포인트 오른 것이다. 다만 응급실 도착부터 처음 의사 진료를 받을 때까지 걸린 평균 대기 시간은 16.4분으로 이전 해보다 1.6분 늘었다.

응급 의료 서비스에 불만족한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접수 후 대기시간이 길다’는 응답이 59%로, 1위로 조사됐다. 이어 높은 진료 비용(20.5%), 설명 부재(7.7%), 불친절함(7.7%)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진료 대기 시간과 진료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력 확충과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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