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KBO 최초로 500홈런 역사 썼다

프로 데뷔 7311일 만에 대기록

프로야구 SSG의 최정(38)이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사상 첫 개인 통산 500호 홈런을 터뜨렸다. 2005년 5월 7일 LG전에서 프로야구에 첫발을 내디딘 뒤 7311일 만이다. 그는 그해 5월 21일 현대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이후 20년간 꾸준히 홈런포를 가동했다.

최정은 13일 인천 문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홈경기에서 6회말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500호를 채웠다. 2303번째 출전 경기에서 나왔다. 최정은 팀이 0-2로 지던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NC 선발투수 라일리의 135㎞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리자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라일리가 150㎞가 넘는 강속구에 낙차 큰 변화구를 곁들여 5회까지 1피안타 10탈삼진이란 기록적 호투를 보였는데 최정이 일격을 날렸다.

지난해까지 통산 495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다. 부상 복귀전이던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첫 타석부터 2점 홈런을 날리고 이후 3개를 더 보태 499호를 기록한 채 이날 경기를 맞았다. 이호준 NC 감독은 “꼬마 때부터 같이 야구를 했는데 이렇게 훌륭한 대형 홈런 타자가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며 “자신만의 폼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배트도 자기 폼에 최적화된 걸 쓴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현국

최정은 2005년 SK(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한 팀에서만 20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현재 1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시즌 홈런왕 3회(2016·2017·2021), 포스트 시즌 통산 13홈런에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다. 지난해 4월 24일 롯데전에서 시즌 10호이자 통산 468호 홈런을 쳐내며 ‘국민 타자’ 이승엽(467개)당했다. 현 두산 감독의 통산 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시즌에도 129경기에 출장해 홈런 37개(리그 3위)를 때려내며 팀의 중심 타자 역할을 했고, 올 시즌 전 SSG와 4년간 110억원에 FA(자유계약)를 체결했다. 세 번의 FA로 총액 302억원을 받아 프로야구 다년 계약 총액 기록도 세웠다.

최정은 올해도 10경기에서 5홈런을 때려내고 있어 “600홈런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홈런 2위는 박병호(삼성·412개), 3위는 최형우(KIA·401개)이지만 격차가 커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란 평가다. 현재 그는 프로야구 통산 홈런 1위뿐만 아니라 통산 득점 1위(1468점), 사상 첫 19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통산 타점 2위(1571점) 등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SSG는 최정의 역사적 홈런을 앞세워 NC에 6대3 역전승을 거뒀다. NC는 7연승이 끝났다. 최정은 “타격감이 좋지 않아 홈런보다 출루를 노렸는데 실투가 와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500홈런이 예상보다 빨리 나와 후련하고 역전승까지 해서 두 배로 좋다”고 했다.

안방 대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13연승에 도전한 리그 1위 한화는 11회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대4로 져 연승 행진을 12에서 마감했다. 한화는 1-3으로 지고 있던 9회말 2사 1루에서 최인호가 두산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투런 홈런을 날렸다. 최인호는 2사에서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날렸는데 이 공을 두산 3루수 임종성과 포수 김기연이 서로 미루다 놓치는 바람에 기사회생한 다음, 바로 홈런을 때렸다. 치명적 실책을 범한 임종성은 연장 11회초 좌중간을 가르는 역전 적시타를 때려 ‘결자해지’했다. 두산으로선 쉽게 끝낼 수 있던 경기를 어렵게 이긴 셈이다.

포항에선 삼성이 KT를 5대3으로 꺾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 구자욱이 2타점 안타,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2점포를 날렸다. 삼성 이승현은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5패)을 신고했다.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2타점 결승타를 앞세워 롯데를 4대1로 꺾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 선발 데이비슨은 6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으나 타선이 뒷받쳐 주지 못해 시즌 첫 패(5승)를 당했다. KIA 정해영은 9회말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겨우 막고 시즌 10세이브를 올렸다. 역대 최연소(23세8개월20일) 5시즌 연속 두자릿 수 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잠실에서 최하위 키움을 9대6으로 꺾고 4연승을 달성하면서 이날 진 한화와 함께 공동 1위(27승14패)에 복귀했다.

[인천=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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