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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속상한 김도영, 팬들에게 사과부터 건넸다… “온전히 저의 잘못,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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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디펜딩 챔피언으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해 힘차게 출항한 KIA가 시즌 첫 경기부터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리그 최고 선수로 떠오른 팀의 핵심 선수 김도영(22·KIA)이 시즌 개막전에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다.

아직 정확한 결장 기간은 나오지 않았지만 첫 진단 결과 당분간은 출전이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김도영은 모든 것을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속이 상한 건 당사자였지만, 모든 일을 자신이 안고 가면서 논란이 주위로 가는 것을 차단했다. 김도영은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면서 최대한 빠른 복귀를 다짐했다.

김도영은 22일 저녁 늦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팬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도영은 이 메시지에 “안녕하세요. 오늘 부상에 대해서 온전히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하면서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경기만에 사라져서 죄송합니다.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꼭”이라고 적었다.

선수, 구단, 동료, 그리고 팬들까지 낙담시킨 사건은 시즌 개막전에서 발생했다. 시즌 개막전이 열린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였다. 이날 KIA와 NC가 2025년 시즌 첫 경기를 치른 가운데, 김도영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KIA가 1-0으로 앞선 3회 선두 박찬호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도영은 NC 선발 로건 앨런을 상대로 2S에 몰린 상황에서도 3구째 시속 142㎞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앞으로 빠져 나가는 깨끗한 안타를 쳤다.

지난해 MVP인 김도영의 시즌 첫 안타로 많은 팬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그 환호가 침묵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루로 달려 나가는 과정에서 김도영은 내심 2루까지 욕심을 낸 듯했다. 빠른 타구 속도의 안타였지만 좌익수가 조금이라도 방심한다면 빠른 발과 폭발적인 주력을 자랑하는 김도영은 2루를 노려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1루를 돌아 2루로 가던 김도영은 멈춰서 다시 1루로 복귀했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생겼다. 김도영은 1루로 돌아간 뒤 왼쪽 허벅지 부위를 만졌다. 사실 부상이 나올 만한 전형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도영이 왼쪽 허벅지를 부여잡자 1루주루 코치가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곧바로 트레이닝코치와 손승락 수석코치가 뛰어 나갔다. 이범호 KIA 감독의 근심 어린 표정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던 김도영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기 전에 경기를 포기했다. 절뚝이며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모습에 KIA 팬들은 걱정 어린 표정으로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김도영 대신 윤도현이 1루 대주자로 들어갔고, 김도영은 검진을 위해 곧바로 구단 지정 병원인 선한병원으로 이동했다. 바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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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 결과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오늘 선한병원서 MRI검진 실시했고, 왼쪽 햄스트링 손상 소견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한번 더 검진할 예정인데 아직 날짜는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MRI 검진 결과 햄스트링에 손상이 발견된 만큼 이 진단 자체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나마 적은 손상이냐, 큰 손상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KIA는 1-2로 뒤진 8회 최형우의 결승타와 한준수의 3점 홈런 등 대거 8점을 낸 끝에 9-2로 이기고 2025년 시즌 첫 승리를 달성했다. 하지만 김도영의 부상으로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경미하다고 해도 2주 정도는 결장할 수 있고, 부상 부위가 생각보다 크다면 4주에서 6주까지도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단 손상이 발견된 만큼 23일 1군 엔트리 제외는 유력하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복귀까지의 시간이다.

김도영의 큰 부상은 프로 들어 세 번째다. 2022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도영은 2022년 한 시즌 동안 103경기에 나가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22년과 2023년으로 넘어가는 시점 팀 내에서 가장 많이 성장한 야수로 뽑히며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하지만 2023년 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종족골 골절상을 당했다. 당시 개막전에서 5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도영은 4월 2일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3안타를 때리는 등 맹활약했으나 3루를 돌며 홈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3루를 밟다 왼쪽 중족골 골절로 이탈했다. 6월 23일에나 복귀를 했으니 거의 세 달을 빠졌다.

2023년 시즌 뒤에는 APBC 대회에서 일본과 결승전 도중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을 다쳐 역시 재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 부상 여파를 모두 털어낸 2024년은 부상 없는 김도영이 얼마나 괴물인지를 잘 보여줬다. 김도영은 지난해 141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라는 미친 활약을 선보이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함은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하는 선수가 됐다.

김도영은 올 시즌 컨디션을 자신하고 있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손가락 부상 여파로 시즌 준비가 늦었다. 남들보다 늦게 훈련을 시작했고, 이에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고 고백하는 김도영이다. 그러나 2025년 시즌 준비는 그런 걸림돌이 없었다. 몸 상태도 가볍고, 수비 또한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도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 시범경기 5경기에서도 타율 0.467(15타수 7안타)에 총알 같은 타구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시즌 준비를 다 마쳤음을 과시했다. 그런데 개막전부터 부상을 당했으니 허무한 일이다.

KIA는 햄스트링 부상과 계속 싸우고 있다. 당장 간판 타자 중 하나인 나성범이 2023년 시즌 막판, 그리고 2024년 시즌 초반 연이은 햄스트링 부상에 많은 경기를 빠진 기억이 있다. 2024년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았던 황대인 또한 안타를 치고 1루를 돌다 햄스트링이 파열되는 중상으로 사실상 한 시즌 내내 고생했다. 김도영의 부상으로 계속된 햄스트링 부상과 악연을 이어 가게 됐다.

김도영이 빨리 돌아오길 바라야 하는 수밖에 없는 가운데, 윤도현 변우혁 등 3루를 볼 수 있는 다른 선수들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다만 김도영의 존재감을 어떤 한 선수가 오롯이 채우기는 쉽지 않은 만큼 KIA도 시즌 초반 고민이 클 전망이다. 햄스트링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 부위인 만큼 철저한 재활이 필요하고, 돌아와도 도루 등 주루에서는 당분간 자제령이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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