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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 (일)

결승 3점포까지…친정 울린 BNK 박혜진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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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왕조 주축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BNK 이적

BNK 챔피언 등극 이끌며 친정팀에 비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16일 오후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1차전 아산 우리은행과 부산 BNK의 경기에서 승리한 BNK 박혜진과 이이지마 사키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제공)2025.03.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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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김희준 기자 = "이제 와서 말하지만 아산 우리은행을 만나면 슬펐다. 위성우 감독님과 우리은행 코치님들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며 친정 우리은행을 울린 박혜진의 말이다.

BNK는 20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박혜진의 결승 3점포에 힘입어 우리은행을 55-54로 꺾었다.

적지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겼던 BNK는 3연승을 질주해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9년 위탁운영 구단이었던 OK저축은행을 인수해 재창단한 BNK는 창단 6년 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지난해 여름 우리은행에서 BNK로 이적한 박혜진에게는 의미가 또 남다른 우승이었다.

박혜진은 '우리은행 왕조'의 핵심 멤버였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한 박혜진은 지난 시즌까지 우리은행에서 뛰며 왕조 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8차례 챔피언에 올랐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를 수상했다.

박혜진은 불과 1년 전 우리은행의 챔피언 등극을 이끌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것으로 보였던 박혜진은 2023~2024시즌 뒤 변화를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혜진은 3년 총액 3억2000만원(연봉 2억7000만원·수당 5000만원)에 BNK와 계약했다.

박혜진과 더불어 김소니아까지 영입하며 화려한 라인업을 구축한 BNK는 정규리그 정상을 우리은행에 내줬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BNK가 우승을 확정한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박혜진은 8득점을 올렸는데,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BNK가 52-54로 뒤진 경기 종료 19초 전 역전 결승 3점포를 꽂아넣었다.

3차전을 마친 뒤 박혜진은 "믿기지 않는다. 한 팀에서 오랫동안 익숙한 농구를 하다 팀을 옮겼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가지고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우승까지 바라보지는 않았고,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달렸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다. 노력도, 고생도 많이 했는데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전 3점슛 상황에 대해 박혜진은 "(박)단비 언니를 수비하다가 레이업 슛을 줬다. 지든 이기든 내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찬스가 나면 해결하려고 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안혜지가 패스를 잘해줬다"고 돌아봤다.

친정팀을 꺾고 우승한 박혜진은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 듯 했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팀이라 생각한다. 고생하셨다고 말해드리고 싶다"며 "지금까지 '같은 경기일 뿐'이라고 했지만, 우리은행을 마주칠 때마다 슬픈 감정이 컸다. 내가 선택한 것인데도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팀이 지면 감독님한테 가서 인사드릴 수 있었는데 이기면 죄송한 마음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감독, 코치님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것은 위성우 감독님 덕분이다. 위 감독님의 가르침이 몸에 배어있다. 감독님에 대한 감사함과 죄송함을 안고 농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에서 함께 우승을 맛본 뒤 적으로 만나게 된 김단비를 향해서는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박혜진은 "정말 대단한 언니고, 선수다. 우리은행에서 같이 뛰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상대 팀으로 만났는데 챔피언결정전까지 팀을 끌고 오는 것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다. 언니도 고생 많았고,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박수를 보냈다.

우리은행에서 숱하게 우승을 경험했지만, BNK 이적 첫 시즌에 맛본 우승은 박혜진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갔다.

박혜진은 "신인 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낯선 곳에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서 BNK가 첫 별을 달게 됐다. 우리은행에서의 추억도 소중하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BNK 유니폼에 첫 별이 달린다고 생각하니 너무 영광"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도중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던 박혜진은 "정규리그 상위권을 달려서 욕심을 냈는데 내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다. 동생들 앞에서 운 적이 없었는데 2위가 확정적일 때 라커룸에서 많이 울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내가 여기 온 이유를 보여주고 싶었고,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후배들을 많이 혼내는데 이기지 못하면 불신이 생길 것 같았다"며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발악을 했다. 마지막 결과가 좋아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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