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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겨누는 美 관세 칼날…"총수출 65조 증발" 韓 전략은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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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겨누는 美 관세 칼날…"총수출 65조 증발" 韓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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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가장 아름다운(?) 단어 '관세'가 온다 (中)

[편집자주]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트럼프 효과는 이미 태풍이다. 그가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하는 부르는 '관세'가 무기다. 실제 관세 부과가 아니라 관세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세계 각국이 휘청댄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9년만에 물러난 것도, 멕시코가 국경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관세 압박' 때문이다. 트럼프의 관세는 동맹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 유럽, 브릭스는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협상이 아니라 자비를 구할 판이다. '트럼프 관세'의 배경, 영향, 세계 각국의 고민,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 상황 등을 점검해본다.



"조미조약, 나라에 해되지 않길" 고종의 걱정…140년 관세 역사


한국과 미국 간 관세역사 주요 이슈/그래픽=이지혜

한국과 미국 간 관세역사 주요 이슈/그래픽=이지혜



"미국과 조약을 맺는 것은 대세 흐름에 부합한다. 우리(조선)는 스스로 부강해지고 또한 불가피한 외세의 요구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대신들은 성심을 다해 교섭하고 나라의 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종·1882년)

흔히 '슈펠트 조약(Shufeldt Treaty)'이라 불리는 '조미(조선·미국) 수호 통상조약' 관련 조선 국왕 고종(高宗)의 발언이다. 약 140년 전 조약이지만 아직도 평가가 갈린다. 근대 외교의 시작이란 해석과 함께 서구 열강의 경제적 침투를 막지 못해 무역주권이 약화됐단 지적도 있다.

특히 관세는 양국 관계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 주제였다. 한국은 미국의 슈퍼 301조,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통상압력을 견디면서 파트너 관계를 다졌다. 이러한 역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이어진다.

◆ 조미 수호 조약, 서구 무역체계 편입

한국과 미국 간 최초의 공식 외교·무역 조약은 1882년 체결된 조미 수호 통상조약이다. 한국이 서구 무역 체제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는 계기였다.


조선 입장에선 한계가 분명했다. 외세 압박 속에서 맺어진 통상 조약인 만큼 미국 상인들이 국내에서 관세를 적게 내거나 면제받도록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조미수호조약 체결 당시의 신뢰는 완전하게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은 약속과 달리 청일전쟁·러일전쟁 등 조선이 외세의 침략에 직면했을 때 개입하지 않았다.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 당시 항의하거나 중재하지도 않았다.

조미수호조약은 조선이 근대 국제 사회로 나아가려는 첫걸음이었지만 고종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한계를 보였단 지적이 나온다.


이후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에 양국은 군사동맹을 맺었고 이후 미국 원조와 경제 지원을 기반으로 양국의 무역이 확대됐다. 그러나 한국의 대미 수출은 미미했고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수출 지향책을 펼친 건 박정희 정부 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다.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섬유·봉제·신발·전자제품 등을 수입했고 이 시기 관세 정책은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비공식적인 무역장벽과 수입 제한 등이 존재했겠지만 냉전 체제 속에서 동맹국으로서 관세 혜택을 받았단 평가가 짙다.

조미수호조약 장면, 삽화.

조미수호조약 장면, 삽화.



◆ 1980년대 슈퍼 301조, 21세기의 한미 FTA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진 건 1980년대 들어서다.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철강·가전제품 등 분야에서 압력 수위를 높였다.


미국은 1974년 무역법 301조, 1988년 종합무역법(슈퍼 301조)을 통해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러한 법안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신흥공업국(NICs)에 적잖은 부담을 안겼다. 가령 미국이 '슈퍼 301조'를 근거로 한국산 섬유·전자·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려 하면서 양국 간 분쟁도 생겼다.

위기는 기회도 됐다. 양국간 무역마찰이 잦았고 시장 개방과 상호협력을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단 점에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의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000년대 들어 한국과 미국은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진행, 2007년 최초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은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 2021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자동차·전자제품 등에서 대미 수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거나 인하되는 혜택을 얻었다. 미국 기업들은 농산물·서비스·투자 분야에서 한국 시장 진출을 확대했다.

과정이 수월했던 건 아니다. 자동차와 농축산물 등 품목에선 치열한 협상을 벌였다. 무역 수지나 일자리 문제 등을 두고 재검토와 재협상 요구도 빈번했다.

◆ 미국 우선주의 "FTA는 나쁜 협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3년 연설한 이후 24년 만이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3년 연설한 이후 24년 만이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기까지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에 따른 여파는 강했다.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곤 무역적자 해소를 최우선 정책 목표로 겨냥했다.

한국도 그의 과녁에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KORUS FTA가 미국에 '나쁜 협정(bad deal)'이라고 주장하며 개정을 요구했고 철강·알루미늄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특히 한국산 철강·세탁기 등에 대한 반덤핑 관세, 세이프가드 조치, Section 232(국가안보) 관세 등을 적용했다. 한국 정부는 면제 혹은 쿼터(수출할당) 협정을 끌어내기 위해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결과적으로 2018년 양국은 FTA 개정 협상을 타결했다.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 완화와 수출 확대가 허용되고 한국산 철강은 관세 대신 쿼터(수출물량 제한)를 적용받아 25% 고율 관세에서 제외되는 식의 타협안이 도출됐다.

한미 간 관세 역사 속에선 교훈이 있다. 전문가들은 주로 초기 개항기에는 주권 통상권 확보의 중요성, 슈퍼 301조 압박을 겪으면서는 전략적 외교와 협상의 필요성을 배우게 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다양한 지역과의 협정, 기술·공급망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단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관세 부과 시 대미 수출 최대 13.1%↓…협상 전략은


올해 한국 경제 전망은 두 가지 경우의 수로 나뉜다. 미국 트럼프 2기의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서다. 관세 부과시 직격탄을 맞는 것은 당연히 수출이다.

2024년말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8%(1278억달러)를 넘는다. 트럼프 2기 정부가 10~25%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면 내수 부진 속에서 경제 성장을 견인한 수출이 타격을 입으며 국내 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이 지난달 26일 발간한 '트럼프 보편 관세의 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가 관세 부과를 현실화할 경우 대미 수출은 9.3%~13.1% 감소가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입관세를 60%, 그 외 국가들에 10~20% 부과하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선거 기간 동안 각국에 보편적 관세를 10% 이상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 차등적으로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단 공약을 내놨다.

미국이 중국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수입국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 효과는 9.3%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국인 멕시코·캐나다에 10%, 중국에 60%,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들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출 감소 효과는 13.1%다.

산업연구원은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부가가치는 약 7조9000억원~10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 등 투자 유출로 인한 수출 감소 효과까지 고려하면 부가가치 감소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보편 관세 적용 시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최대 304억달러(약 44조원), 총수출은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0.67%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관세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 정책을 강화할 때는 공급망 블록화가 가중되며 우리나라의 후생도 최대 1.3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들은 한국이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보편관세 부과 예외국이나 차등 부과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외교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보편관세 부과는 '개방 가속화를 위한 요청이 있으면 협의에 응할 의무가 있다'는 한미 FTA 규정과 상충할 수 있어 이를 근거로 한 외교적 대응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미국 내 생산비용과 물가 안정을 관세 부과의 대응 논리로 설득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실제 한국은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25%의 자동차 관세 부과 제외를 설득한 바 있다. 이때 미국 내 수입기업들의 생산비 상승 우려 의견이 공청회에서 피력됐다.

아울러 트럼프 1기 정부 때 한국으로부터의 투자 효과가 컸던 만큼 트럼프 2기 정부 때도 한국계 기업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국내 생산 감소 등 한국 경제 부가가치 감소가 커져 생산기지 해외 이전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

일각에선 트럼프 2기 정부도 1기 정부처럼 보편 관세를 '협상 카드'로 제시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한국은 가장 빨리 FTA를 개정해 3개월 만에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경고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대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새로 체결하는 것에 그쳤다.


"'미치광이전략' 구사하지만…경제 체질 개선의 기회"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인터뷰

여한구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여한구 미국 워싱턴DC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트럼프 행정부 2기는 1기와 전혀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통상 환경 미래는 암울하다. 보편관세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해진 트럼프 2기지만 상황과 여건도 8년 전과 사뭇 다르다. 현지 투자를 비롯 미국과 우리 경제는 더 복잡하게 얽히고 설켰다. 무작정 때린다고 한쪽에 이득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은 스스로의 고통을 적잖게 수반할 수밖에 없다.

달라졌다지만 트럼프 1기의 경험에서 얻는 학습 효과도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협상에 나섰던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두려움보다 예측 가능한 상황에 대한 현명한 대처"를 주문한다. 아울러 미국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우리 경제의 체질 전환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한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의 통상 정책을 책임지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통해 마주한 경험이 있다. 여 전 본부장과는 지난달 대면 인터뷰와 지난 10일 서면,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8년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돌아왔다. 트럼프 1기는 어땠나.

▶돌이켜보면 그 때는 우리가 운이 좋았다. 우리도 탄핵의 혼란을 겪고 있었지만 미국도 당시 청문회 과정이 늦어지며 USTR 대표 임명에 4개월이 걸렸다. 그때까지는 우리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미국의 강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었다. 또 먼저 중국을 때리고 그 이후에 우방국에 관세 등을 부과하는 순서로 통상 전략을 펼치려고 했으나 윌버 로스 당시 상무장관이 모든 우방국을 대상으로 철강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했다. 힘을 결집해 중국에 대응해야 할 때 모든 우방국을 상대로 관세를 적용하니 유럽연합(EU)등을 포함해 여러나라에서 혼란이 있었다. 당시 라이트 하이저 USTR 대표가 후회한 부분이다.

-그때와 다를까.

▶지금 게임의 양상은 완전히 다르고 훨씬 심각하다. 그린랜드, 파나마운하, 브릭스 환율, 이민자, 마약 등 협상에 있어서 영토, 지정학 등 비경제적 목적으로 '미치광이전략(madman strategy)"을 구사하는 듯 하다. 정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인상을 주니 상대국 입장에서는 어떻게 양보를 해서라도 데미지(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트럼프 1기 때는 주로 경제적 목적의, 한정된 범위에서 관세를 부과했다면 이번에는 안보와 경제를 엮어서 관세를 휘두를 가능성이 있다.

- 10~20%의 보편관세 압박은 어떻게 봐야하나.

▶10~20% 보편관세 두려움에 대해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만 10% 맞게 되면 문제가 되지만 일본도, 독일도, 대만도 똑같이 맞게 되면 제품들 간 경쟁 구도의 차이가 없다. 또 지난해 대비 원화가치가 10% 이상으로 올라가 있는 상태인데 이렇게 되면 관세인상과 상쇄 효과가 생긴다. 결국 보편관세의 영향은 우리를 포함, 상대국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예외 국가로 인정받느냐의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보편관세도 상대적 게임이라 많은 주요 국가들이 신속한 '딜메이킹'을 통해 예외로 빠져나가려 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탄핵으로 리더십 공백 상태에 있게 되면 타국에 비해 늦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트럼프 1기 때 철강 232조 협상을 했던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당시 갑자기 모든 국가에 일반관세 25%를 부과한다고 했다. 그리고 '3개월여 후 발효하는데 그 전에 협상에는 오픈돼 있다'는 입장을 보이자 그 사이에 많은 국가들이 예외로 인정받으려 여러 가지를 제시하면서 협상을 진행했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 개정을 진행하다보니 이 사안과 같이 패키지로 엮어서 예외를 인정받았다.

-가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우리나라 산업은 무엇인가.

▶자동차 산업이라고 본다. 미국 무역적자의 70% 이상이 자동차에서 나온다. 1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자동차가 큰 타깃이었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 관세는 2.5%이고 트럭(상용차)은 25%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과정에서도 트럭은 25% 관세이기 때문에 미국의 자동차가 경쟁력이 있고 다른 부분은 2.5%로 해놓으니 외국차가 범람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우리는 한미 FTA에 따라 상호 관세가 0%다.

-예상되는 미국의 방식은.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를 근거로 232조를 자동차에 적용을 하려고 했다. 한미 FTA협상에서 미측 수석대표였던 마이클 비만 차관보의 저서를 보면 무역법 301조(슈퍼301조)를 통해 한국, 일본, 유럽산 자동차의 불공정을 이유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나온다. 이런 여러 수단을 활용해 자동차 관세를 올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지정학적이면서 패권 경쟁을 하는 미중 관계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미국은 제조업을 재건해야 하는데 가장 필요한 게 파트너다. 패권 구도에서 한국과 미국이 협력하면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자칫 잘못하고 최우방국인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하면 모멘텀이 상실될 수 있다는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야 한다.

-탄핵정국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정치상황이 안정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결국 협상력은 국내에서 나온다. 협상이 좀 늦어지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만 거둬지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정부와 조율하면서 '실탄'을 만들 때다. 이제 관리무역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투자 결정, 발표 시점 및 방식 등 우리의 한정된 자원을 트럼프 정부 하에서 최대화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민관이 함께 찾아야 한다.

-미국의 영향으로 통상 환경도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는 (해외)현지 생산을 유연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통상 환경이 안정되면 기존대로 수출에 주력하면 되지만 이런 환경이 악화된다면 현지생산을 대체할 필요가 있다. 현지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수출과 투자' 병행 체재로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벤치마킹할 사례가 있는가.

▶일본 기업이 이 부분에서 앞서있다. 1980년대 대미 통상 마찰을 거치면서 자동차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는 등 현지 생산 체제가 구축됐다. 현지화가 더 많이 진전돼 있다보니 환율 상황이 불리해져도 영향을 적게 받는다. 해외로 나간 일본 기업이 이익을 창출해 일본으로 배당금 등을 보내는데 이 부분의 경상수지가 한국보다 수배 이상 차이난다. 우리 경제도 외부환경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워런 버핏이 투자한 일본의 종합상사들도 과거 무역위주의 비즈니스모델을 투자 위주로 완전히 전환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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