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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원했던 ‘이케아’…김정은, 최신식 쇼핑몰에 몰래 들여놨나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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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이 원했던 ‘이케아’…김정은, 최신식 쇼핑몰에 몰래 들여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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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에 위치한 류경금빛상업중심(류경골든프라자) 쇼핑몰에서 포착된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 간판. /더우인

북한 평양에 위치한 류경금빛상업중심(류경골든프라자) 쇼핑몰에서 포착된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 간판. /더우인


북한 평양의 최신식 고급 쇼핑몰에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 매장이 입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때부터 언급했던 ‘이케아’ 제품을 중국에서 밀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평양의 고급 쇼핑몰 ‘류경금빛상업중심(류경골든프라자)’ 영상에서 파란색과 노란색이 선명한 ‘이케아’ 간판이 포착됐다.

다만, 대형 창고 형태로 테마별 방을 미로처럼 배치하는 일반적인 이케아 매장과는 달리 북한의 매장은 백화점 일부 공간만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 대변인은 NK뉴스에 “북한에는 판매 채널이 없다”며 “이케아의 지식재산권은 ‘Inter IKEA Systems B.V’가 소유하고 있으며 권리 침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더 이상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 선전 잡지 '금수강산'이 소개한 '류경금빛상업중심' 건물. /연합뉴스

북한 선전 잡지 '금수강산'이 소개한 '류경금빛상업중심' 건물.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모든 회원국은 북한과 합작 사업이나 협력체를 운영할 수 없다. 중국을 통해 북한이 이케아 가구를 밀수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직원 로완 비어드는 “북한 이케아 매장의 가구들은 중국용 판매 제품이었지만, 북한 상류층을 대상으로 백화점을 운영하기 위해 밀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판매되는 가구가 이케아 정품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비어드는 “과거 평양의 광복백화점에 있던 이케아 매장의 가구들은 사실 브랜드가 없었지만, 이케아 가구와 비슷한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북한에서 이케아 브랜드는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은 2011년 광복백화점 개점식 연설에서 “이런 상업 중심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케아’ 가구를 판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케아 가구 생산 장비를 신속하게 들여오라”고 지시했다고 NK뉴스는 전했다.

한편, 북한의 대외 선전 잡지 ‘금수강산’에 따르면 ‘류경금빛상업중심’은 2023년 7월 개업했다. 20층 이상의 높이에 밝은 노란색 간판과 조명으로 도배된 건물로 ‘금빛’이라는 형용사가 어울리게 지어졌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호텔, 사무실, 식당, 상가 등이 갖춰진 복합쇼핑몰로 알려졌다. 쇼핑몰 내부에 들어간 또 다른 중국인 소셜미디어 영상에 따르면, 고급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 호주 분유 ‘OZ팜’ 등이 판매되고 있다.

북한에 체류 중인 러시아 여성이 공개한 '류경금빛상업중심' 영상에서 영국 BBC의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가 포착됐다. /인스타그램

북한에 체류 중인 러시아 여성이 공개한 '류경금빛상업중심' 영상에서 영국 BBC의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가 포착됐다. /인스타그램


해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보여주기식 판매를 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작년 ‘류경금빛상업중심’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캐릭터를 무단으로 그려 넣은 대형 미끄럼틀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형 미끄럼틀은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북한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서 명품을 판매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이케아 상점도 과시하기를 좋아하는 김정은의 의도가 담겼을 것”이라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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