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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모두 의지 상당하다" 사직이 북적북적, 20년차 베테랑도 흡족…7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선수들도 비로소 자극 받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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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이런 적 본 적 없는 것 같다. 비시즌 중 선수들이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비활동기간의 중심인 1월, 선수들이 시즌을 준비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각자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거나 친분이 있는 선수들을 모아서 해외 미니 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들도 있다. 반면, 홈구장 훈련 시설을 이용하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홈구장에서 훈련을 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보다는 선수들과 교류를 할 수 있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기술 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수단끼리 서로 자극도 되며 의지를 다지기도 좋다. 이렇기에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 홈구장으로 출근해서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이 숫자도 늘어나는 추세고 문화로 자리잡는 구단들도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이런 문화가 옅은 편이었다. 개인적으로 훈련하는 게 성향상 맞을 수도 있고 반드시 홈구장에 출근해서 훈련하는 게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홈구장 개인훈련의 효과를 믿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프로 20년차 베테랑 투수 김상수는 이런 선수들 중 한 명이다.

지난해 11월부터 꾸준히 사직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상수는 “예전 소속팀에서도 계속 홈구장으로 출퇴근하면서 운동을 했다. 계속 야구장에 나와서 훈련을 하는 이유는 어떤 선수들이 나와서 계속 운동을 하고 있나 살펴보고 그 선수들과 잘 어울리면서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을지를 도와주고 싶은 생각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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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겨울에 얼마나 선수들끼리 뭉쳐서 잘 준비하느냐가 팀이 강해지고 있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겨울에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팀이 단단해지고 강해지고 있구나. 아니면 우리 팀은 안하는 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주로 훈련을 했고, 사직구장은 잠깐 나왔던 김상수다. 그러나 올해는 꾸준히 나오고 있고 또 지난해보다 사직구장으로 출근하는 선수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김상수는 “지난해보다 엄청 많이 나오는 것 같고 의지들도 상당한 것 같다. 지금은 선수 개인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라는 팀이 다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다. 선수들도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올해는 정말 준비를 잘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왼손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았던 내야수 고승민도 현재 사직구장에서 재활하기 위해 꾸준히 출근하고 있다. 고승민이 느낀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올 겨울 역대급으로 선수들이 많이 나와서 훈련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적 본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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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은 20명 남짓이라고. 투수진에서는 김상수를 비롯해 트레이드로 합류한 정철원, 그리고 최준용 현도훈 김강현 등이 출근하고 있고 야수진에서는 고승민과 나승엽 손호영 이정훈 장두성 유강남 손성빈 등이 꾸준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로 운동하는 시간대가 다르기에 서로를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사직구장의 훈련의 열기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라운더 김태현을 비롯한 신인들과 조세진을 비롯한 군 보류 선수들은 상동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7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모셔왔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 부상 등의 이유로 야수진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불펜진은 연일 부진을 거듭하면서 추락했다. 결국 시즌 초반에는 꼴찌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과정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확인하며 분전했다. 그러나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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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캡 초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별다른 전력 보강을 펼치지 못했다. 내부 FA였던 김원중과 구승민을 잔류시키는데 성공했고 트레이드로 정철원을 데려오며 불펜진의 전력 약화를 막았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결국 올해도 기존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기존 선수들이 다져나가는 문화를 김상수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문화가 없는 팀이 무슨 5강을 가냐는 생각이다. 문화가 좋은 팀이 항상 우승하고 상위권에 가는 것이다. 강팀들은 다 이유가 있고 정말 열심히 한다. 열심히가 당연히 되어 있다. 이것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김상수다. 비활동기간 사직구장에서 선수들이 다같이 모여 훈련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그는 “(전)준우 형, (정)훈이와 한 달에 한두 번씩은 무조건 밥 먹고 팀에 대해 얘기를 한다. 내가 그래도 여러 팀에 있어봤으니까 준우 형이나 훈이가 ‘다른 팀은 어떠냐.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본다. 롯데에만 있었기에 모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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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 팀도 열심히 해야 하는 문화를 만들고 팀의 롤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준우 형과 훈이 모두 정말 열심히 하는데, 사람이 너무 좋다. 후배들에게 좋은 소리를 해주는 선배들이다. 하지만 나는 쓴소리를 많이 한다. 팀이 잘 되기 위해서 진실되게 쓴소리를 많이 한다”라고 말하면서 “사실 조심스럽지만 롯데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구단 내부도 그동안의 실패를 분석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외부 관계자들로부터 구단의 현재 전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받으며 꾸준히 피드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근 시즌마다 문제가 됐던 부상자 속출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과거 롯데에서 오랫동안 트레이닝 파트를 이끌었던 장재영 이영준 코치에게 트레이닝 파트를 맡겼다. 구단 역시 트레이닝 파트의 아쉬운 지점을 파악하고 개선에 나선 것.

외부 영입 등의 가시적인 보강과 성과는 없다. 그러나 내실을 다시 다져나가는 과정이다. 롯데는 북적북적한 사직의 분위기와 냉정한 분석을 더해 지난 7년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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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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