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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정태윤기자] 좀비물 하면, 공포스러운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점점 진화를 거듭하며 더 빠르고 기괴한 형체로 변주해 왔다.
'뉴토피아'가 좀비물의 뉴 패러다임을 연다. 좀비에 로맨스와 코미디를 입혔다. 배우 박정민과 지수가 연인으로 힘을 합쳐 서로를 향해 돌진한다.
지수는 "좀비 외에도 알록달록한 사건들이 생긴다. 새로운 형태의 좀비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는 캐릭터를 맡았다"고 소개했다.
쿠팡플레이 새 시리즈 '뉴토피아' 측이 7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박정민, 지수, 윤성현 감독이 자리했다.
'뉴토피아'는 좀비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군인 재윤(박정민 분)과 곰신 영주(지수 분)가 좀비에 습격당한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서로에게 달려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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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제작진이 만났다. '파수꾼', '사냥의 시간'의 윤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기생충'의 한진원 작가와 '킬러들의 쇼핑몰'의 지호진 작가가 각본을 담당했다.
윤성현 감독은 "원래부터 좀비물을 굉장히 좋아했다. '파수꾼'을 끝내고 좀비물을 기획하기도 했었다. 오랜 세월 하고 싶었다. 대본을 보고 욕심이 생겼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박정민은 윤성현 감독의 모든 필모를 함께했다. 그는 "저도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그때 감독님이 코미디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윤 감독님의 코미디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박정민이 늦깎이 군인 '이재윤'을 맡았다. 서울에서 제일 높은 타워 옥상의 군부대에 소속되어 있다. 수도 서울의 영공을 사수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그러나 재윤에겐 여자친구 사수가 먼저다.
윤 감독은 대본을 보자마자 박정민을 떠올렸다. "캐릭터들이 너무 신선했다. 재윤을 보고 바로 박정민을 떠올렸다. 그를 상상하면서 캐릭터를 디벨롭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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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가 맡은 영주는 어디서든 시선을 한눈에 받는 입사 한 달 차 신입사원. 현실에 지쳐 재윤과 이별을 결심한다. 그러나 좀비가 창궐한 후, 재윤을 향한 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영주는 재윤을 만나기 위해 직진한다. 상상할 수 없는 지점으로 가는 독특한 캐릭터다. 윤 감독은 지수가 가진 유머러스함이 영주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윤 감독은 "지수 팬분들이 만든 영상을 봤는데, 정말 재밌는 사람이더라. 지수가 딱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작업을 하면서 더 느꼈다. 영주를 잘 표현해냈다"고 칭찬했다.
지수는 "새로운 형태의 좀비 드라마가 될 것 같았다"며 "무엇보다 영주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자기가 선택하고, 성장해 나가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또, 감독님과 박정민 배우가 있어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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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수는 '설강화' 이후 첫 작품이다. 블랙핑크 멤버들의 연이은 솔로 성공으로 부담도 컸을 것.
그는 "부담도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좋은 원동력이 됐다. 감독님께 많이 물어보며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멤버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멤버들이 잘되면 현장 사람들이 저한테 축하를 해주시더라"며 "제 일처럼 축하를 받다 보니 저희가 가족 같은 관계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촬영했습니다. 다른 멤버들도 저에 대해 그렇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멤버들도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열심히 했습니다."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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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과 지수의 연인 호흡은 완벽했다. 촬영 회차가 없는 날에도 서로의 현장에 가 감정신 연기를 도왔다. 지수는 "정민 오빠랑 통화하는 신이었는데 몰래 현장 와주셨다. 몰입에 도움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박정민 역시 "그때는 영등포여서 가까웠다. 그런데 지수는 안성까지 와주더라"며 "저뿐만 아니라 부대원 모두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사실 촬영 내내 서로를 만나지 못한 시간이 더 길었다. 재윤은 77층 옥상에서 수직으로, 지수는 재윤이 있는 타워를 향해 수평으로 달려 나간다.
윤 감독은 "수직과 수평의 대비를 극대화했다. 타워는 방탈출처럼 끝없는 과제가 등장한다. 지상에선 현실적이고 험난한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고된 여정에 박정민은 족저근막염을 얻기도 했다. 그는 "딱딱한 군화를 신고 계속해서 뛰어야 했다. 너무 고생해서 족저근막염을 얻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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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수없이 구르고 또 굴렀다.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체력을 단련했다. 덕분에 지치지 않고 찍을 수 있었다"며 "하도 많이 굴러서 현장에 가면 '오늘도 구르냐'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저도 체력이 좋은 편이다. 저보다 좋은 사람은 이제훈 배우가 처음이었다. 사람인가 싶었다. 그런데 지수가 그걸 능가하더라"며 "'힘드냐'고 물어보면 '안 힘들다'며 해맑게 웃더라"고 거들었다.
박정민은 반면 "저는 이게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체력이 약하다. 뛰어다니고 소리 지르고, 쉽지 않았다"며 "감독님이 밝게 이끌어주시고 부대원 친구들이 힘을 내줘서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민 오빠랑 몇 개월 후 한 프레임으로 만났는데, 서로 고생한 얼굴이더라고요. 서로 눈빛으로 '너도?'라고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서로의 노고가 느껴져서 뭉클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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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피아'는 좀비물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공포 대신 유머를 부각했다. 윤 감독은 "2000년대 이후 좀비물의 형태가 빠르고 공포스러운 존재로 변모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전통적인 좀비들은 유머러스했다. 그때의 좀비가 신선해진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7~80년대 좀비에 근접해야 더 독특하게 다가올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음악도 기존 좀비물의 공포스러움을 뺐다. "처음엔 일렉트로닉 음악을 메인으로 쓰려 했다. 편집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음악이 더 어울릴 것 같더라"며 "귀엽고 만화 같은 스타일의 음악으로 완성했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메시지도 담았다. 윤 감독은 "영주와 재윤이 현실을 보면, 젊은 세대가 마주하는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다. 군대, 취업, 연애, 결혼 등. 그런 고민이 재난의 상황에선 무의미해지는 아이러니가 있다"고 말했다.
"좀비가 창궐한 세상이 크게 보면 불행이지만, 그간의 고민이 사라지는 작은 희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제목도 저희 작품의 새로운 시선들과 어울려서 '뉴토피아'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윤 감독)
마지막으로 박정민은 "재미있게 찍었다. 새로운 좀비물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예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지수는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많이 평가해 달라"고 덧붙였다.
'뉴토피아'는 다음 달 7일 오후 8시 쿠팡플레이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사진=송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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