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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8전 무패로 정상… 베트남 ‘우승 DNA’ 되살린 김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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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꺾고 ‘동남아 월드컵’ 우승

조선일보

우승컵 들고 환호하는 金감독 - 김상식(가운데)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이 5일(현지 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과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베트남은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3대2로 꺾고 1·2차전 합계 5대3으로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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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상식 매직’이 베트남을 뒤엎었다. 김상식(4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태국을 꺾고 2024 동남아 축구 선수권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미쓰비시 컵) 우승을 차지하자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 베트남 주요 도시 길거리에 붉은색 옷을 입은 축구 팬 수백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 오토바이엔 베트남 국기가 걸렸고, 거리 곳곳에선 폭죽이 터졌다. 북과 나팔 등 악기뿐 아니라 쟁반, 냄비, 프라이팬 등을 들고 나와 두들기며 기쁨을 만끽했다. 김 감독 얼굴 사진이나 태극기를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2018년 12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을 이 대회 우승으로 이끈 지 6년여 만에 재현된 장면이었다. 박 감독은 당시 ‘박항서 매직’ ‘쌀딩크’ 등 찬사를 들으며 베트남 국민 영웅 대접을 받은 바 있다.

베트남은 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쓰비시 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을 3대2로 꺾고 1·2차전 합계 5대3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베트남은 조별 예선부터 결승 2차전까지 8경기를 치르면서 7승 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미쓰비시 컵은 동남아 10국이 출전하는 동남아 지역 최고 축구 권위 대회로 ‘동남아 월드컵’이라고 불린다. 태국은 이 대회에서 통산 최다 7회 우승국이자 3연패(連覇)를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베트남이 열세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1·2차전에서 모두 이기며 정상에 올랐다.

김 감독은 이시이 마사타다(일본) 태국 감독과 한일 사령탑 맞대결에서도 웃었다. 1차전을 2대1로 이긴 베트남은 전반 8분 팜뚜언하이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태국은 전반 28분 벤 데이비스가 중거리 슈팅으로 합계 점수 3-2로 따라붙었고,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찻이 30m 거리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포를 때려 동률을 이뤘다. 베트남 골키퍼가 동료 선수가 쓰러져서 일부러 공을 밖으로 내보냈는데 태국이 돌려주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선수가 쓰러져 공을 내보냈을 땐 다시 돌려주는 게 관행이지만 태국은 따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베트남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양 팀이 충돌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7회 우승 팀의 품격이 아니었다.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더 투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베트남 선수들은 더 이를 악물고 뛰었다. 경기 흐름은 후반 29분 태국 위라텝 뽐빤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후 뒤바뀌었다. 후반 38분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내면서 합계 4-3 리드. 이후 20분 가까이 진행된 추가 시간까지 태국이 파상 공세를 퍼부었으나 마지막 순간 태국 골키퍼가 공격에 가담한 틈을 타 베트남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빈 골대로 공을 밀어넣었다. 김 감독은 작년 5월 베트남 대표팀을 맡은 지 8개월 만에 우승 쾌거를 이뤘다. 그는 한국 K리그 전북현대 사령탑 시절이던 2023년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뒤 야인으로 지내다 베트남에서 지도자로서 반등을 이뤄냈다. 우승을 확정한 이후 선수들과 함께 흥겹게 춤을 췄다. 평소 베트남어로 국가를 함께 부르는 모습은 선수단과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은 경질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던 신태용(55) 감독은 부임 6년 만에 경질됐다. 인도네시아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황이었지만, 미쓰비시 컵 조별 리그 탈락 책임을 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조별 리그에서 베트남에 패하고 하혁준 감독의 라오스와 비겨 4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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