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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SC비하인드]SK는 왜 20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나, 그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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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사진제공=제주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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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SK가 20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5일 2025시즌부터 구단 명칭을 '제주 SK FC'로 바꾼다고 공식 발표했다. SK가 구단 명칭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05년 부천 SK 시절 이후 20년 만이다.

1982년 유공 코끼리 축구단으로 창단한 제주는 1995년 부천으로 연고지를 정한 뒤 부천 유공으로 명칭을 바꿨고, 1997년 10월 부천 SK로 다시 한 번 명칭을 바꿨다. 하지만 2005년 연고지 변경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제주로 이전한 뒤에는 SK 명칭을 뺀 채 제주 유나이티드로 명맥을 이어왔다.

20년 만에 제주가 다시 SK 간판을 내건 이유는 다각도로 풀이된다.

제주에 둥지를 튼 후 모기업 SK에너지의 지원은 계속 이어졌다. 유니폼 메인 스폰서 자리에도 SK를 지속적으로 노출해왔다. 하지만 기업 명칭이 구단명에서 사라지면서 질적, 양적 규모 확대 등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지속적으로 구단을 후원해옴에도 홍보 노출 효과가 모기업과의 시너지로 이어지기도 쉽지 않았다. 일반 팬 중엔 모기업 없는 시민구단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때문에 구단이 모기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바라긴 어려운 처지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미묘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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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SK가 이젠 전면으로 나서도 되지 않겠느냐'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룹 고위층이 지난해 홈구장 및 클럽하우스 실사 등을 하면서 이런 의견에 좀 더 힘이 붙었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자치도 등 지자체에서도 SK 명칭이 구단명에 들어가는 것에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명칭 변경) 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SK는 한때 '프로스포츠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 2021년 SK 와이번스를 SSG에 매각한 것이 시작이었다. 4대 프로스포츠 구단 중 SK 명칭을 붙인 팀은 서울 SK 나이츠가 유일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가 SK 명칭을 다시 달기로 결정했다. 그룹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이로써 제주의 향후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리게 됐다. 그룹 차원에서 직접 간판을 바꿔 다는 결정을 한 만큼, 향후 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6시즌 이후 제주는 2010시즌, 2017시즌 각각 기록한 2위가 K리그 최고 성적이다. 2019시즌 K리그1 12위로 사상 첫 강등 철퇴를 맞았으나, 2020시즌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최근 두 시즌 모두 파이널B에 머물렀으나, 기업명을 전면에 내걸고 새출발하는 만큼 향후 울산HD, FC서울, 전북 현대 등 소위 '빅클럽' 못지 않은 사이즈를 갖추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제주 관계자는 "구단 명칭 변경 발표에 앞서 대표이사의 선수단 전체 미팅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선수들 모두 고무된 눈치였다"며 "김학범 감독 역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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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차원에서도 SK의 귀환은 환영할 만. 2022시즌 142만명이었던 총 관중 수가 2023시즌 300만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엔 346만3384명의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쓰면서 흥행 흐름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SK가 전면에 복귀하면서 빅클럽 못지 않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면 흥행의 불길은 더 거세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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