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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6년 만에 은퇴 비화 공개 이치로, 일본 복귀 전혀 생각 안했고, 시애틀 또 떠날 생각 없었다[민창기의 일본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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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오클랜드와 개막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이치로. 야수 첫 만장일치 명예의전당 헌액을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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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오릭스 소속으로 7년 연속 타격 1위를 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01년 시애틀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수상했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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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시애틀, 뉴욕 양키스, 마이애미를 거쳐 시애틀에서 은퇴했다. 시애틀 소속으로 2001년부터 10년 연속 200안타를 때렸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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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시리즈 2차전. 4-4 동점이던 8회초 2사 2루에서, 시애틀 매리너스 9번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타석에 들어갔다. 한방이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찬스에서 이치로는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질주했다. 결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대로다. 도쿄돔을 가득 채운 4만6451명의 관중이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마지막 타격을 지켜봤다. 8회말 수비 때 교체된 이치로는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어 인사했다.

9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전날 1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이치로는 개막시리즈 2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미일 통산 4367안타를 치고 위대한 여정을 마쳤다.

그라운드를 떠나고 5년이 지난 2025년,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야수 최초로 '만장일치' 헌액을 바라본다.

'야구천재' 이치로(52)가 선수 은퇴 뒷얘기를 풀어놨다. 5일 일본에서 방송된 마쓰이 히데키(51)와 대담 프로그램에서다. 지난해 9월에 녹화한 내용이다.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7연속 타격 1위.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던 '타격머신' 이치로는 더 큰 무대로 날아갔다. 2001년 시애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시즌부터 경이적인 성적을 올렸다. 타율 3할5푼-242안타-56도루.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안타를 쳤다. 2004년엔 262안타를 때렸다.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이치로는 2012년 7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됐다. 2015년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해 2018년 시애틀로 복귀했다.

2017년 시즌 종료 후 마이애미가 전력 외 통보를 했다. 마이애미 구단주 그룹의 일원이었던 뉴욕 양키스 시절 팀 동료 데릭 지터가 구장으로 찾아와 이 사실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속이 후련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무작정 오퍼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 기간에 소속팀 없이 개인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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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미일 통산 4367안타를 기록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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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3월에 경기가 시작되고도 입단 제의가 없으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즌이 끝나면 고베에서 항상 개인 훈련을 하는데, 몇몇 기자 앞에서 은퇴 얘기를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은퇴 위기에서 시애틀이 손을 내밀었다. 2018년 3월 7일, 시애틀이 이치로와 계약을 발표했다. 이치로는 "내가 원해 떠난 팀에서 불러줘 감격했다. 팀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하려고 했다. 마지막으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했다.

연봉 75만달러. 계약 조건은 상관없었다.

45세에 돌아온 이치로. 시간을 거스를 수 없었다. 그해 15경기에 출전해 9안타.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던 전성기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주로 훈련에 집중하면서, 복귀 첫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이치로는 이 시점에서 은퇴를 생각하지 않았다. 2019년 3월, 도쿄 개막시리즈가 예정돼 있었다. 일본 개막시리즈가 강력한 동기부여가 됐다.

2019년 1월,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그러나 몸이 마음과 같이 따라주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8푼에 그쳤다. 시애틀 구단은 극도로 부진한 이치로에게 도쿄 개막시리즈가 마지막이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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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에서 시작해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템파베이를 거쳐 은퇴한 마쓰이 히데키.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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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다시 시애틀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또 일본프로야구 복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애틀은 이치로에게 첫 번째 팀이자, 마지막 팀이 됐다. 시애틀에서 가장 빛났다.

이치로는 은퇴 후 시애틀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구단주 특별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이치로와 달리 마쓰이의 마지막 경기는 초라했다. 탬파베이 레이즈 소속이던 마쓰이는 2012년 7월 22일 시애틀과 홈경기에 9회 대타로 출전했다. 그런데 이 경기가 메이저리그 은퇴경기가 됐다. 그는 "내 은퇴 경기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고 했다.

여기에서 이치로와 인연이 닿아있다. 이 경기 다음 날 이치로가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마쓰이 얘기를 들은 이치로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물론, 마쓰이는 7월 22일 시애틀전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 못했을 것이다. 그는 7월 말 탬파베이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더 이상 메이저리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마쓰이는 2003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그는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탬파베이에서 통산 10시즌, 1236경기에 출전해 1253안타-175홈런-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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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시절 이치로의 타격 모습.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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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을 올렸다.

떠날 때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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