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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반환점 넘긴 180억 파격 투자… 실패한 계약? 이제 자존심 문제, 반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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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세 건의 비FA 다년 계약을 연달아 터뜨리며 시장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2022년 시즌이 끝난 뒤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던 박종훈(34) 문승원(36) 한유섬(36)과 모두 5년 계약을 했다. 사실상 4년 FA 계약을 1년 당겨 모두 끝냈다.

박종훈은 5년 총액 65억 원, 한유섬은 5년 총액 60억 원, 그리고 문승원은 5년 총액 55억 원에 계약했다. SSG가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FA 시장에 나가면 변수가 많다. 타 구단들이 욕심을 낼 만한 선수들이라 세 선수를 모두 잡기 어렵다고 봤다. 팀에 필요하다면 비FA 다년 계약이 좋은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경쟁균형세(샐러리캡) 도입을 앞두고 연봉을 앞쪽으로 몰아서 팀 연봉 구조에 여유를 두기 위함이었다. 실제 세 선수의 연봉은 샐러리캡과 상관없는 2022년에 상당수가 몰려 있었다.

계약 당시까지만 해도 여론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두 이유를 들어 SSG가 잘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유섬은 리그에서 희귀한 좌타 거포 자원이었고, 박종훈 문승원도 두 자릿수 승수를 제공할 수 있는 리그에서 검증된 선발 자원들이었다. 박종훈 문승원은 모두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었는데, 몸에 문제를 해결한 만큼 재활이 잘 되면 다시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계약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 선수 모두 반등을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결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유의미한 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취지는 좋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수 있다.

가장 많은 돈을 받은 박종훈은 계약 후 3년간 39경기(선발 36경기) 출전에 그쳤고, 평균자책점 6.29에 머물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에는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해 기회를 얻었지만 계속된 부진 속에 결국 2군에 내려가 있는 시간이 길었다. 1군 시즌 10경기에서 3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6.94로 부진했다. 퓨처스리그 15경기에서는 7승3패 평균자책점 1.95로 대활약했지만, 확실한 반등을 보여주지는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문승원은 3년 동안 선발·중간·마무리를 오가며 135경기에 나갔고, 189⅔이닝을 던져 12승10패18홀드24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팀이 필요한 곳에 배치되며 묵묵히 던졌다는 점은 분명히 기록 이상의 큰 가치였다. 2024년에는 시즌 초반 팀의 마무리로 활약해 20세이브를 수확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약 당시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를 피해가기는 어렵다.

한유섬은 2022년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계약의 가치를 증명하는 듯했다. 실제 한유섬은 2022년 138.7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을 기록했고, 이 성적으로 FA 시장에 나왔다면 총액 60억 원으로 잡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다만 2023년 성적이 쭉 처졌고, 지난해에도 24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OPS(출루율+장타율)는 0.767에 그치며 wRC+가 리그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성적이 내리막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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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특별한 외부 보강이 없는 SSG로서는 이들이 살아나야 2025년 원하는 성과에 다다를 수 있다. 3년은 지나간 일이다. 남은 2년을 잘 보내기만 한다면 최악의 평가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선수들도 단단한 각오 속에 2025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쯤 되면 평가의 영역을 떠나 자존심의 문제다. SSG도 마지막까지 기대를 놓지 않고 있는 양상이 읽힌다.

2년간 잦은 보직 변경 속에 다소간 혼란스러웠던 문승원은 오원석(kt)의 트레이드 이적으로 선발진에 다시 들어간다. 이숭용 SSG 감독은 외국인 선수 두 명, 그리고 김광현과 문승원까지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는 구상을 짜놓고 있다. 지난해 평균 구속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등 몸 상태에는 이상이 없음을 보여줬다. 아무래도 경력 내내 땅볼보다는 뜬공이 많았던 선수다. 피홈런 비율이 다소 높은데, 급박한 불펜보다는 5~6이닝을 길게 볼 수 있는 선발이 더 어울린다는 평가는 유효하다.

박종훈도 5선발 후보다. 지난해 체면을 구겼지만 이숭용 감독은 시즌 막판 보여준 퍼포먼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존이 약간 하향 조정된 만큼 박종훈과 같은 언더핸드 투수에게는 크게 나쁠 것이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종훈이 예전 성적을 낼 수 있다면 SSG는 사실상 FA 투수 하나를 영입한 모양새가 된다. 워낙 바닥까지 처졌기 때문에 이제 더 떨어질 곳도 없다. 반등에 기대가 모인다.

한유섬은 여전한 팀의 핵심 타자다. 팀 좌타 중 한유섬만한 펀치력을 갖춘 선수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한유섬 또한 높은 쪽 코스에 약점을 드러낸 만큼 ABS존 하향 조정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24개의 홈런을 치며 힘은 건재함을 과시한 만큼 타율과 출루율이 더 높아지면 충분히 5~6번 타순에서 팀에 힘을 보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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