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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다저스 182억 투자하고 1R 트레이드' 美도 놀란 선택, 이게 다 "김혜성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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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LA 다저스가 1라운드 유망주였던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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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LA 다저스가 1라운더 개빈 럭스(28)를 트레이드하는 결단을 내렸다. 최근 김혜성(26)을 영입한 여파라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미국 매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7일(이하 한국시각) '2루수이자 외야수인 럭스가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됐다'고 보도했다. 신시내티는 럭스를 받으면서 다저스에 드래프트 지명권과 외야 유망주 마이크 시로타(22)를 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가 지난 4일 김혜성을 영입했을 때부터 미국 언론은 내야 포화 상태를 지적했다. 주전 키스톤콤비는 유격수 무키 베츠(33), 2루수 럭스가 있고 백업으로도 토미 에드먼(29) 크리스 테일러(35) 미겔 로하스(36)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데 굳이 김혜성을 영입했다는 것. 김혜성은 주전으로 개막을 맞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도 곁들였다.

계약 규모가 그럴 만했다.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82억원)가 보장되고, 2028~2029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구단 옵션을 발동하면 최대 2200만 달러(약 320억원)을 받는 계약을 안겼다. 단순히 계약 규모만 봐도 주전을 보장받는다고 보기 어렵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31) 한 명에게만 10년 7억 달러(약 1조212억원)를 쏟아붓는 등 선수단에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이다. 몸값 순위에서 김혜성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미국 언론은 김혜성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동시에 다저스가 럭스를 트레이드 하면서 교통정리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을 동시에 내놨다. 럭스는 다저스가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뽑아 키운 유망주였다. 무릎 부상으로 2023년 시즌을 통째로 날린 이후 부진하긴 했지만, '설마'라는 시선이 더 많았던 이유다.

MLB.com은 '다저스에서 2년을 더 뛸 수 있었던 럭스는 지난 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0.251, 출루율 0.320, 장타율 0.383, WAR 2.1, 10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우투좌타인 럭스는 지난 시즌 주로 2루수로 뛰었지만,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한 이래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로도 뛰었다.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2023년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24년 시즌도 느리게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후반기 경기력은 훨씬 향상됐는데 시즌 마지막 61경기에서 타율 0.304, OPS 0.899, 7홈런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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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팀 코리아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종료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팀 코리아 김혜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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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경기, 7회초 무사 1루 키움 김혜성이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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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가 럭스를 포기한 결정적 이유는 김혜성 영입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베츠가 다음 시즌 내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드먼은 연장 계약을 했고, 지난주에는 김혜성을 영입했다. 다저스에는 내야수가 너무 많다'고 배경을 짚었다.

어쨌든 김혜성에게는 큰 호재다. 김혜성이 MVP 타자인 베츠를 밀어내기 어렵다고 봤을 때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2루수 럭스였다. 구단이 먼저 가장 큰 걸림돌을 치워주면서 김혜성이 빅리그 무대에 조금 더 쉽게 안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일단 김혜성은 안정적인 수비력을 증명해야 한다. 미국 언론은 김혜성이 KBO 역대 최초로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모두 수상한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오직 수비로만 수상자를 결정하는 메이저리그의 골드글러브와는 선정 기준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고질적인 수비 불안 문제를 안고 있던 럭스보다는 나을 것이란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김혜성과 계약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정말 재능 있는 선수를 영입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는 지켜보겠다. 지난해 우리가 부상으로 얼마나 고생했는지 눈치챘는지 모르겠는데, 다양한 포지션 커버가 가능한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김혜성은 서울시리즈 평가전에서 빼어난 운동 능력과 폭발력을 보여줬다. 발도 매우 빠르고, 여러 포지션에서 좋은 수비력을 갖췄으며 타격에도 장점이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지금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인정받는 김하성(30)이 처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주전으로 올라섰을 때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경쟁자이자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6)가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손목 골절로 이탈하는 동시에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 한 시즌 통째로 주전 유격수를 잃은 샌디에이고는 빈자리를 백업이었던 김하성으로 채울 수밖에 없었는데, 덕분에 김하성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다. 2023년에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빅리그에 완벽히 적응했다.

김혜성을 향한 다저스의 기대감은 럭스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김혜성은 2022년 김하성처럼 본인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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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키움의 경기, 1회말 키움 김혜성이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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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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