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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너무 낭만야구인가요?" 지명타자 출신 감독의 파격, 누구도 못 본 이상한 스프링캠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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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 후 많은 선배 지도자들을 만났다. SK 와이번스 왕조를 함께 만들었던 김성근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배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조언을 들었다. 때로는 '현실론'과 마주하기도 했다. 이호준 감독의 얘기에 '현실은 다르다'는 답을 내놓는 선배들도 많았던 모양이다.

이호준 감독은 3일 구단 신년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내가 얘기하는 게 너무 낭만 야구인가. 다들 99.9% 안 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야구계에서 보기 드문 '지명타자 출신 감독' 이호준 감독은 그러면서도 한 번 해보겠다며 파격적인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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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 야구

"선배들이 내가 원하는 야구는 '낭만 야구'다, 꿈 같은 얘기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이호준 감독은 김성근 감독 등 선배 지도자들에게 들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여러 면이 나올 수 있으니 미리 생각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누구나 육성을 생각하지만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 그러다 보면 더 믿는 선수를 많이 기용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는 1군 엔트리에 투수와 야수 한 명씩은 유망주를 올려두겠다고 했고, 또 퓨처스 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1군에 올려 '순환구조'를 만들어 보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이호준 감독이 만난 선배 지도자들은 승리가 필요한 1군에서 이런 실험은 쉽지 않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 것이다.

귀담아 들었지만 흔들리지는 않으려 했다. 이호준 감독은 "선배 감독들의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해보겠다. 내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해보겠다. 코치 때도 그랬고 감독이 돼도 그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고집대로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또 "내게 조언해 준 감독님들은 우승도 해보고 경력이 뛰어나신 분들이다. 프로에서 오래 일했고 성적도 낸 분들이라 맞는 말씀일텐데 내 생각대로 한 번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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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스프링캠프

1군에 유망주를 두겠다, 육성에 신경 쓰겠다는 얘기는 사실 어려울 수는 있어도 특별하거나 남다른 시도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이호준 감독의 스프링캠프 구상은 특별하고 남다르다. 지금까지 누구도, 사실 이호준 감독조차도 겪어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펼칠 계획이다.

이호준 감독은 "젊은 선수들 훈련 방식 중에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선배들과 따로 일정을 잡으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선배들은 자기 루틴 잘 지켜달라고 했다"고 얘기했다. 잠시 취재진 눈치를 살피더니 "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보다. 왜 안 물어보시나"라며 파격적인 구상을 소개했다.

1군 주전이 되기 전 '스페셜리스트'부터 돼야 한다. 이호준 감독이 생각하는 육성 방향이다. 이호준 감독은 "김한별은 오전 오후 야간 모두 수비만 할 거다. 대타 스페셜리스트가 될 선수들은 단체 수비훈련 시간만 빼면 타격에 집중하게 한다. 주루가 필요한 선수들은 거기에 집중할 거다. 캠프 기간에 시간을 나눠서 하다 보면 건지는 게 없다.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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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타격 훈련을 전혀 하지 않는 선수가 있다니 이상하다. 이호준 감독은 "타격 훈련은 아무리 힘들어도 혼자서 짬을 내서 하기 마련이다. 엑스트라 훈련 하라고 하면 다 타격 한다고 한다"며 웃었다. 개인 훈련 시간을 팀에서 '역이용'하는 방식이다.

지명타자 출신 감독이라 가능한 시도일 수도 있다. 이호준 감독은 "나는 선수 시절 방망이 말고 수비나 주루는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훈련을 왜 하나 싶기도 했다. 타격 훈련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했고 그게 맞다고 봤다"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다 .

대수비, 대주자를 맡을 선수들에게는 LG 2루수 신민재를 '롤모델'로 추천했다. 이호준 감독은 "신민재도 대주자여서 주루 훈련이 많았다. 타격 훈련을 밤에 혼자 많이 하더라. 신민재는 주루가 완벽하게 되면서 1군 멤버가 됐다"며 "여러가지를 조금씩 하는 선수는 많다.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돼야 한다. 팀에서 최고가 아니라 리그에서 최고가 되기를 바란다. 1군에 붙어있으면서 기회를 잡고, 방망이까지 보여주면 신민재처럼 주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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