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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알려진 사실이지만 한화는 심우준의 계약 규모를 가지고 ‘밀당’을 하지 않았다.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금액 협상을 하기 보다는 일단 자신들의 조건을 제안하고,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기다리는 쪽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어차피 외부에서 FA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원 소속 구단의 기를 죽이는 베팅이 필요했고, 한화는 심우준이 그만한 가치는 된다고 생각하고 50억 원을 지른 것이다.
심우준은 좋은 유격수다. 기본적으로 좋은 수비력, 그리고 빠른 발을 갖췄다. 체력도 좋은 편이다. 한화 내야에 필요했던 부분이다. 한화는 근래 들어 유격수 문제에 골치가 아팠고, 오랜 기간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걸었지만 기대에 못 미친 하주석이 FA를 선언하자 곧바로 심우준에 돌진했다. 수비와 주력 등 디테일한 부분에도 신경을 쓰는 김경문 한화 감독의 성향도 어느 정도는 고려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좋은 유격수라고 해도 50억 원의 가치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공격에서 그렇게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유격수가 공격보다는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기는 하지만, 심우준의 KBO리그 1군 통산 1072경기에서의 타율은 0.254, OPS(출루율+장타율)는 0.639였다. 2024년도 53경기에서 타율 0.266, 3홈런, OPS 0.680을 기록했다. 심우준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이 리그 평균 이상으로 올라온 사례는 경력에서 단 한 번도 없었다.
즉, 공격에 초점을 맞췄다면 한화가 심우준에 50억 원을 지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유격수가 급하다고 하고, 심우준의 공격 생산력이 나아질 가능성을 봤다고 해도 공격을 보고 50억 원을 베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수비와 주루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수비는 마운드 전력의 안정이라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진다.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직 수비 지표는 안정화가 덜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한화 현장의 평가가 굉장히 높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화 상황에서 유격수를 비롯한 내야 수비의 안정은 생각보다 꽤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한화 내야 수비는 근래 들어 계속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수비력이 안정을 찾지 못했고, 이로 인해 마운드가 흔들리는 경우가 잦았다. 그렇다고 수비가 좋은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하자니 이번에는 또 공격이 답답했다. 여러 선수들이 계속 선을 보였음에도 안정이 되지 못한 이유다.
한화 투수들의 땅볼 비율은 리그 평균과 대비해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한화 투수들의 땅볼 비율은 46.3%로 리그 평균(45.1%)보다 높았다. 한화보다 더 많은 땅볼을 유도한 팀은 롯데(47.3%), SSG(46.7%), KIA(46.3%)였는데 2위 SSG와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땅볼 유도는 결국 내야수들의 수비력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곤 한다. 꼭 실책 개수를 떠나, 스텝 한 번을 더 밟는 것만으로도 타자 주자가 1루에서 세이프가 될 수 있다. 돌이켜보면 한화는 이런 측면에서 내야 수비가 좋은 팀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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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심우준을 영입해 내야 수비 사령관을 세웠다. 기존 유격수 포지션에서 수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이 2루로 이동할 수도 있어 폭이 넓어졌다. 새 외국인 타자인 에스테반 플로리얼 또한 수비가 좋은 중견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새구장의 좌우 폴까지의 거리가 다르고, 우측 펜스는 8m의 높은 담장이 서 있는 등 비대칭 규격이기 때문에 외야수의 수비 범위와 펜스 플레이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에서 이 기조를 맞췄다고 볼 수 있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만들려는 한화의 노력에서 심우준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다면 숨은 가치가 빛날 수 있다. 원래 장점이었던 주력과 작전 수행을 이어 가고, 여기에 공격이 더 향상될 수 있다면 4년 뒤 50억 투자의 평가는 또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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