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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첫 50-50 이어 월드시리즈 2연패까지… 오타니가 GOAT를 향해 간다, 다시 출발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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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최대의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오타니를 둘러싼 뉴스들이 넘쳐났다. 좋았던 소식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소식들도 있었다.

2023년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시장의 예상을 시원하게 깨뜨리는 대형 계약에 합의하며 이슈메이커임을 증명했다. 당초 현지에서는 오타니가 총액 5억 달러는 넘길 수 있지만, 5억 달러에서 6억 달러 사이의 계약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자신을 위해 팀 연봉을 비워놓고 기다린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 당시로서는 상상도 못할 금액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계약 규모도 놀라운데 이중 거의 대부분인 6억8000만 달러를 지불 유예로 돌렸다는 것도 큰 화제가 됐다. 10년 동안 매년 200만 달러만 받고,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계약 기간 이후 나눠서 지급을 받는 형태다. 그간 메이저리그에서 지불 유예 방식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많은 돈을 돌리는 형태는 전무후무한 일로 평가됐다. 오타니는 자신의 영입이 구단 재정에 부담이 돼 다른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 일은 바라지 않았다. 그만큼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꿈이 간절했고, 그 꿈을 위해 구단을 도와준 셈이 됐다.

이후 결혼을 발표하면서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타니 정도의 슈퍼스타는 연애가 미리 밝혀지거나, 혹은 공개 연애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몰랐을 정도로 깜짝 결혼이었다. 나쁜 소식도 있었다. 시즌 개막 직후, 통역이자 오랜 벗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통장에서 몰래 돈을 꺼내 불법 스포츠 도박 자금과 개인 자금으로 활용한 일이 드러나면서 한동안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스캔들을 깨끗하게 날려버린 건 오로지 오타니의 성적 덕이었다. 2023년 시즌 막판 메이저리그 진출 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투·타 겸업을 잠시 접은 오타니는 타격에만 전념하며 대기록을 써내려갔다. 오타니는 2024년 159경기에 나가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 OPS(출루율+장타율) 1.036,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를 기록하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6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도 모자라 역대 첫 50홈런-50도루 클럽에도 가입하며 리그 최고의 선수임을 공인받았다. 그리고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일조하며 개인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그런 오타니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2025년 더 큰 목표를 향해 뛴다는 각오다. 만족 없이 매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오타니의 각오라 더 큰 기대가 모인다. 그런데 첫 목표는 개인 성적이 아니다. 2025년에는 투수로 복귀할 예정이라 2024년과 같은 50-50 같은 목표를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투·타 겸업의 성공적인 복귀 등 개인적인 목표도 있을 법한데, 오타니는 우선 팀을 바라봤다. 월드시리즈 2연패가 바로 그것이다.

다저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이었고, 숱한 악재를 이겨내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월드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인 뉴욕 양키스를 꺾고 2020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이르렀다. 2020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규시즌이 기존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쪼그라 든 ‘단축 시즌’이었다. 대신 포스트시즌만 확대된 기형적인 구조였다. 그래서 당시 많은 이들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폄하하곤 했는데, 지난해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모두가 인정하는 완전한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들은 지난해 12월 9일 오타니와 합동 인터뷰를 진행했고, 보도 유예 기간을 거쳐 1일 신년 특집으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오타니는 “2025년 가장 중요한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은 나오지만 2연패의 난이도는 꽤 높다. 그래서 내년에도 꼭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 월드시리즈 2연패는 정말 어려운 일이고, 지금 내가 가장 달성하고 싶은 일”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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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른이 넘은 오타니지만, 아직 신체 능력에 문제는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지금이 신체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몸 상태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고 싶다.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부상 등)에 대처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년 시즌 막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4년 상당 기간 팔꿈치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했지만, 2025년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팔꿈치 재활도 거의 다 끝나가는 만큼 모처럼 생생한 컨디션으로 시즌에 임할 수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월드시리즈 2연패를 구경하기가 참 힘들다. 빅마켓 클럽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돈을 들여 전력 보강을 하는 추세고, 스몰마켓 팀들도 각자의 생존 비법을 통해 선전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실제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한 마지막 사례는 꽤 오래 됐다. 뉴욕 양키스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연패를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당시 양키스는 팀 내부에서 키운 슈퍼스타 자원에 이를 덧칠할 선수들을 돈으로 사들이며 ‘악의 제국’이라는 명칭까지 얻었다.

그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010·2012·2014)처럼 징검다리 우승이 있기는 했지만 2연패를 달성한 팀은 없다. 최근 10년이라고 할 수 있는 2015년부터는 캔자스시티·시카고 컵스·휴스턴·보스턴·워싱턴·LA 다저스·애틀랜타·휴스턴·텍사스·다저스가 차례로 우승을 차지했는데 최근 10년간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도 휴스턴과 다저스뿐이다. 2023년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팀들(텍사스·애리조나)이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적도 있었다. 포스트시즌이 확대되면서 정규시즌 강팀도 방심하면 순식간에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 있다.

다만 다저스의 2연패 가능성은 꽤 높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다저스는 이번 오프시즌에도 차분하게 전력을 보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나간 선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 주축 선수들 대부분을 지켰다. 여기에 부족했던 좌완 에이스 포지션에 사이영상 2회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을 추가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또 사사키 로키 영입전에 뛰어들어 가장 유력한 영입 후보 중 하나로 평가되기도 한다. 2024년 부유세(사치세)만으로 1억300만 달러를 냈지만, 다저스는 오타니 계약 당시의 뜻대로 전력 보강을 쉬지 않고 있다.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는 게 팀의 목표다.

어쩌면 다저스의 2연패는 오타니의 어깨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공격에서 지난해 생산성을 이어 가면서, 마운드로 복귀해 일주일에 한 번 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자연히 다저스의 성적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팔꿈치 수술 후 몸이 말끔해진 만큼 최소 4~5년 정도는 오타니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고, 그렇다면 다저스는 왕조 구축에 성공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어지면 오타니는 ‘GOAT’로의 길을 가게 된다. 첫 걸음이 될 2025년 성적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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