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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1년전 예언, 얼마나 적중했나 [김재호의 페이오프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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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지난 2024년 1월 1일 ‘2024년에 대한 몇 가지 예언’이라는 제목으로 2024시즌 메이저리그를 예상했었다.

2024년의 마지막 날인 지금, 한 해를 돌아보면서 그때의 예언이 얼마나 적중했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적중한 예상들도 있었지만, 보기좋게 빗나간 예상들도 있었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은 앞날을 예상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을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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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재회한 로버츠 감독과 류현진. 사진(고척 서울)=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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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1의 계약을 잡는다. (X)
2월까지 메이저리그 팀들의 오퍼를 기다리던 류현진은 결국 한국 복귀를 택했다. 한화와 8년간 총액 170억 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 계약 기록을 경신했다. 그가 미국에 남았다면 받을 수 없었을 조건이다.

류현진은 “다년 계약 오퍼를 수락하면 그때는 거의 마흔살이 되기 때문에 내가 강력하게 거부했었다”며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국 한국 복귀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막을 내렸다. LA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통산 186경기 등판,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2019년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그해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4년, 류현진은 한화에서 28경기 등판, 158 1/3이닝을 던지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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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넬은 결국 시장에서 보상받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스넬은 야마모토의 FA 계약 기록을 경신한다. (X)
스넬에게 2024년은 롤러코스터같은 해였다. 팀을 찾지 못하다 3월이 돼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했다. 제대로 된 시즌 준비가 이뤄지지 못했고 시즌 첫 6경기에서 23 2/3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9.51로 부진했다. 부상까지 겹치며 이대로 시즌을 망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었다.

그러나 7월 이후 1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3 기록하며 완벽하게 반등했다. 8월 2일 신시내티 원정에서는 9이닝 3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하며 노 히터를 기록했다.

이같은 활약에 자신감을 얻은 스넬은 옵트아웃 조항을 이용해 FA 시장에 나왔고, 결국 LA다저스와 5년 1억 8200만 달러 계약에 성공했다. 상당한 금액이 지불 유예되는 조건이지만, 이전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에 계약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야마모토의 계약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대신 야마모토와 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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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트레와 헬튼, 마우어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벨트레와 마우어, 헬튼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다. (O)
정확히 세 명이 쿠퍼스타운으로 향했다. 아드리안 벨트레는 95.1%의 득표율을 얻었고 토드 헬튼이 79.7%, 그리고 조 마우어는 76.1%로 입성 기준(75%)을 넘겼다. 빌리 와그너는 73.8%로 간발의 차로 입성을 놓쳤다. 이번에 마지막 기회에 도전한다. 개리 쉐필드는 63.9%의 득표율에 그치며 마지막 열 번째 기회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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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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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러닝커브’를 겪는다. (△)
정확하게 말하면 이정후의 ‘러닝커브’는 1년 유예됐다. 뭔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다. 적은 샘플이지만 살펴보지면 37경기에서 타율 0.262 출루율 0.310 장타율 0.331을 기록했다. 158타석에서 10개의 볼넷을 얻는 사이 13개의 삼진을 당했고 홈런 2개와 2루타 4개를 기록했다.

최상의 경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최악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됐던 삼진 숫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었다. 삼진 비율 8.2%, 헛스윙 비율 9.6% 모두 리그 상위권이었다. 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의 강한 타구 비율 41.8%로 리그 중위권 수준이었지만 정타 비율은 4.5%로 하위권 수준이었다. 조금 더 질좋은 타구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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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이 서울시리즈 개막전 선수 소개 시간에 필드로 나가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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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7월 트레이드된다. (X)
김하성은 트레이드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면서 팀에 남았다. 당시 김하성은 “딱히 특별한 기분은 없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팀에서 계속 뛸 수 있어서 좋다”며 트레이드 루머에서 해방된 소감을 전했다.

트레이드 루머에서는 해방됐지만, 또 다른 장애물이 김하성의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어깨 부상 문제가 마침내 터졌다. 8월 18일 콜로라도 원정 도중 1루 베이스로 귀루하다 오른 어깨를 다친 뒤 경기를 뛰지 못했다. 결국 오른 어깨 관절와순을 치료하는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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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는 5할 승률을 유지하지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피츠버그는 6년 만에 5할 승률을 회복한다. (X)
피츠버그는 76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최하위. 한때는 희망도 있었다. 올스타 휴식기를 마쳤을 때는 48승 48패로 5할 승률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8월 한 달 8승 19패에 그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한 점 승부에서 25승 26패, 연장에서 7승 8패를 기록하는 등 접전 상황에서 버티는 힘이 부족했다.

타선 부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무리 데이빗 베드나를 중심으로하는 마운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여려운 시즌이 계속됐다. 폴 스킨스가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발부터 올해의 신인 수상까지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배지환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트리플A에서 보여준 활약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여기에 오닐 크루즈의 중견수 이동은 시즌 입지가 줄어드는 치명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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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첫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오타니는 마침내 가을야구 데뷔전을 갖는다. (O)
오타니는 새로운 팀 다저스에서 마침내 첫 가을야구를 치렀다. 시작부터 화끈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홈런 포함 3타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6경기에서 타율 0.230(61타수 14안타) 3홈런 10타점 기록하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월드시리즈 2차전 도중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왼어깨를 다쳤지만, 끝까지 출전을 이어가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정규시즌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던 것은 이 팀과 구단 조직이 가진 힘 덕분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의 성공은 우리가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구단이 가진 힘이다. 이것의 일원이 돼서 큰 영광”이라는 소감을 남겼었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은 더 이상 투수의 것이 아니듯, 기자의 손을 떠난 글도 더 이상 기자의 것이 아니다. 판단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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