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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근자감인가 희망고문인가…'오징어게임2' 호불호 속 "시즌3가 더 낫다" [ST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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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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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2'를 향한 외신 혹평, 관련주 급락, 탑 캐스팅 논란 등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감독과 출연 배우는 "시즌3가 더 낫다"고 강조한 가운데, 근거 있는 자신감인지 희망고문일지 눈길을 끈다.

지난 26일 '오징어게임 2'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전체 회차가 공개됐지만, 시즌1과 비교되며 호불호가 갈렸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 점수는 29일 기준 평론가 점수 84%, 일반 시청자 점수 63%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시즌1이 평론가 점수 90%, 일반 시청자 점수 74%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반응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징어게임'이 빨간불을 켰다"는 기사를 통해 "두 번째 시즌은 더 스타일리시한 살육을 보여 주지만, 이야기는 정체돼 있다"며 "시즌2는 이야기를 이어가면서도 7시간 동안 그것을 확장하는 데는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화 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도 "'오징어게임' 두 번째 시즌은 완전히 실망스러웠다. 첫 번째 시즌에서 보여준 재미와 기발함이 부족했고, 게임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디테일이나 통찰력도 결핍됐다"고 평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할리우드의 여러 가지 나쁜 습관 가운데 하나는 수익을 두배로 늘리기 위해 스토리를 반으로 쪼개는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수익성 높은 시리즈 중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은 넷플릭스를 곤경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외신 혹평이 쏟아지자 '오징어게임' 관련주도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징어게임 2' 공개 다음날인 지난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2' 주연 배우인 이정재가 대주주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29.96%)와 아티스트스튜디오(-29.84%)가 동반 하한가를 기록한 채 마감했다. 또한 영상 특수효과를 맡은 위지윅스튜디오(-25.31%), 덱스터(-24.08%)의 주가도 크게 내렸다.

'오징어게임 2' 탑 캐스팅을 두고도 공개 전부터 논란이 일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룹 빅뱅 출신 탑은 극 중 '약쟁이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아 시청자를 우롱한 설정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타노스가 랩을 하며 여성 참가자에게 접근하는 '랩 플러팅'도 실소를 유발했다. 연기력 때문에 중도 하차를 선언하는 시청자 반응도 있을 정도였다.

그밖에도 무속인 선녀(채국희), 트랜스젠더 현주(박성훈), 모자 관계인 금자(강애심)와 용식(양동근), 임산부 준희(조유리), 세모 병정 노을(박규영) 등 다양한 조연급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시즌1의 알리(아누팜), 새벽(정호연), 덕수(허성태), 미녀(김주령)만큼의 임팩트 있는 캐릭터는 없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 보니 매력이 반감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들의 서사를 다 챙기려다 보니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심리 묘사가 부족해졌다.

매 게임이 끝나고 OX 투표를 진행하는 모습은 지루함을 야기했다. 지난 시즌에서는 OX 투표가 초반부 딱 한 번 등장했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OX 투표를 통해 게임의 진행 여부를 참가자들이 선택하게 했다. 이는 편 가르기를 통해 집단 간의 갈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했지만, 매번 투표가 반복되면서 지루한 전개가 됐다.

또한 성기훈이 병정들의 총을 빼앗아 반란을 일으키자고 제안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일부 참가자들의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졌다. 성기훈의 경우 재참가를 통해 게임을 전복시키려는 목적이 뚜렷했지만, 참가자들은 X를 선택했다고 해도 이제 세 게임을 진행했을 뿐인 사람들이었다. 밖에 병정들이 몇 명이나 있을지도 모르는데, 실패할 게 뻔한 성기훈의 무모한 '영웅놀이'에 참가자들이 따랐다는 점은 쉽게 와닿지 않았다.

물론 혹평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징어게임 2'는 더 피가 튀고, 더 방대하며, 극도로 몰입하게 한다"며 "자본주의의 착취, 도덕성의 침식, 계급 불평등 등 지금 한국을 괴롭히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찾아냈다"고 호평했다.

또한 29일 글로벌 OTT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 2'는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를 포함해 미국, 영국, 프랑스, 멕시코, 홍콩 등 93개국에서 정상에 오르며 막강한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공유가 보여준 광기 어린 연기는 초반 몰입도를 높였다. 극 중 양복남(공유)이 노숙자를 찾아가 빵과 복권 중 하나를 고르게 한 다음, 대부분의 노숙자가 복권을 선택하자 자신이 사 온 빵을 전부 바닥에 버리고 짓밟는 모습과 표정 연기는 소름을 유발했다. 성기훈과 확률 6분의 1 러시안룰렛으로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치는 장면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2'를 향한 호불호는 여전히 갈리고 있다. 27일 최귀화는 "'오징어게임' 시즌2 관람평들이 분분한 가운데? 거들자면... 진짜 게임은 시즌3 부터야. 기대해도 좋다"는 글을 올렸다. 최귀화는 극 중 게임에 계속 참여해 더 많은 돈을 얻길 바라고 OX 중 O를 선택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도 26일(현지시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즌3가 시즌2보다 낫다"고 언급했다. 황 감독은 시즌3에 대해 "시즌2보다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굉장히 잔인하고 슬프지만 꽤 기이하고 유머러스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한편 '오징어게임 2'는 복수를 다짐하고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에 맞서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렸다. 지난 시즌 프론트맨의 정체가 자신의 형임을 알게 된 황준호(위하준)는 박 선장(오달수)과 사람들을 모아 '오징어게임'이 열리는 섬을 찾아 나섰다.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지 내년 여름이나 가을쯤 공개될 '오징어게임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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