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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가 롤모델 … 내년 롤드컵 3연패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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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2연패를 이끈 주역 '오너' 문현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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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오브레전드(LoL)에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다골을 합작한 손흥민·해리 케인 듀오에 비견되는 환상의 콤비가 있다. 올해와 지난해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T1의 '오너' 문현준과 '페이커' 이상혁이다.

T1 아카데미 출신으로 2020년 12월 1군으로 콜업된 문현준은 지난 4년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 T1의 최우수선수(MVP)는 이상혁이 아닌 문현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롤드컵을 포함해 출전했던 거의 모든 대회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인기몰이 중이다. 29일 열리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어워드 올해의 선수, 올해의 정글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그는 수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매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문현준은 "LCK 성적이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지난달 롤드컵 우승으로 모든 아쉬움을 날려버리게 됐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롤드컵 정상에 올라 다행"이라며 "하면 할수록 좋은 게 우승인 것 같다. 상혁이 형과 이제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는데 내년에도 우승을 합작해 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LoL은 탑, 정글, 미드, 바텀, 서포터까지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 팀의 넥서스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T1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정글 포지션의 문현준은 엄청난 힘을 보탰다. 미드로 나선 이상혁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 문현준은 T1의 롤드컵 2연패를 이끌었다.

문현준은 "올해의 우승 지분을 나눈다면 상혁이 형이 40%로 가장 높다. 내 지분은 15%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상혁이 형과 잘 맞느냐고 물어보는 분이 많은데 LoL의 손·케 듀오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상혁이 형과 함께하면 어떤 싸움에서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누가 손흥민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잠시 고민한 뒤 "내가 손흥민이고 상혁이 형이 케인"이라고 답했다. 그는 "축구로 따지면 골도 넣고 전반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게 케인인 만큼 상혁이 형이 더 어울린다"며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니며 활력을 불어넣는 게 손흥민 선수와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 LoL을 즐겨 하는 손흥민 선수의 주 포지션이 정글인 만큼 내가 T1의 손흥민에 가까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팀 동료이자 인생 선배인 이상혁에 대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문현준은 "내년이면 벌써 1군에서 활약한 지 5년째가 된다. 하지만 2013년부터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혁이 형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꾸준히 잘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상혁이 형을 보면 존경심이 생겨난다. 나 역시 상혁이 형처럼 10년 넘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연습생을 거쳐 롤드컵 우승 멤버가 된 비결로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을 꼽았다. 그는 "프로게이머가 된 뒤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게 수많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고 또 도전했더니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경쟁자들이 실력을 쌓고 있는 만큼 연습을 절대 게을리할 수 없다. 자만하는 순간 그동안 이뤄온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세계 최고의 팀인 T1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을 더 극한으로 몰아붙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롤드컵과 함께 LCK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문현준은 "올해 LCK에서 부진했던 만큼 내년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며 "롤드컵에서 3년 연속 우승하는 게 목표다. T1에는 롤드컵에만 가면 강해지는 남다른 DNA가 있는 만큼 5명의 선수가 다시 힘을 합쳐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까지 한 팀을 이뤘지만 내년부터는 경쟁자로 만나게 된 '제우스' 최우제와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2021년부터 T1에서 톱 역할을 맡았던 최우제는 지난달 롤드컵을 마친 뒤 한화생명 e스포츠로 전격 이적했다.

문현준은 "우제와는 연습생 생활까지 함께해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저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맞붙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 둘 모두 서로의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아쉽게 출전하지 못했던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만큼 나라를 대표한다는 게 얼마나 특별한지 잘 알고 있다.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다면 상상 이상으로 기쁠 것 같다. 지금보다 더 노력해 한국을 대표하는 LoL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비시즌 기간에 개인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 쿠팡플레이 국가대표팀 경기 프리뷰쇼, MBN 스포츠 LIVE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섰던 문현준은 앞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늘려갈 계획을 공개했다.

문현준의 활동을 지원하는 스포츠 에이전시 키플레이어에이전시(KPA)도 이러한 계획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문현준은 "팬들이 없다면 프로게이머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비시즌 중에는 경기력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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