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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한국 여자 탁구 대들보 전지희, 조용한 은퇴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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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속팀에 은퇴 의사 밝혀...일단 중국으로 돌아가 휴식 취할 듯

오로지 탁구만을 좇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 여자 탁구의 대들보 역할을 해온 전지희(32)가 국가대표를 비롯해 현역 탁구선수를 은퇴할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전지희 선수가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메달을 딴 소회를 밝히고 있다./이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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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탁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지희는 올해로 소속팀인 미래에셋증권과 계약이 만료되는데, 최근 소속팀과 향후 진로를 상의하는 자리에서 현역에서 은퇴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전지희가 오랫동안 부상을 안고 선수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쳐있는 상태에다 현역 선수로서 나이도 적지 않아 일단 재계약은 하지 않고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다만 향후 전지희가 다른 팀과 계약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현역 은퇴가 명확한지는 저희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택수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은 연합뉴스를 통해 “2년 전 포스코에너지에서 데려올 때 전지희 선수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냈다”면서 “더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전지희는 지난 17일부터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았다. 현재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7위로 세계랭킹 10위 신유빈에 이어 국내 여자 선수 중 두 번째로 높기 때문에 국내외 대회 성적 합산에 따른 랭킹포인트가 3위 안에 드는 상황이라 내년에도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부여될 예정이었지만, 전지희가 은퇴를 택하면 자연스레 다른 선수가 대표팀에 선발되게 된다.

2010년 한국에 귀화한 전지희는 귀화 선수 출신 중 한국 탁구에 가장 많은 메달을 선사한 한국 여자 탁구의 대들보였다. 특히 신유빈과 여자 복식조를 이뤄 지난해 8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의 성과였다.

오랫동안 올림픽 메달을 갈망했던 전지희는 지난 파리올림픽에서도 신유빈, 이은혜와 맹활약하며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탁구 선수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전지희지만 시련이 적잖았다. 2022년에 무릎 부상이 찾아왔고 당시 소속팀이던 포스코에너지와 재계약이 어려우면서 큰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 후 본지 인터뷰에서 “당시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통증이 너무 심해 대회 도중 경기를 기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파리올림픽에서도 부상을 안은채 통증을 관리하며 연습을 이어간 끝에 동메달을 따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전지희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면서도 “이제는 좀 행복해지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탁구계에 따르면 전지희는 부모님이 있는 중국에 돌아가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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