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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유격수 GG 고배, "그게 너무 미안했어요"… 박성한 절치부심, ‘국유박’ 업그레이드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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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11월, SSG 프런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이 하나둘씩 바뀌기 시작했다. 1~2명 직원이 아닌, 거의 모든 직원들이 이에 동참했다. 소속팀 유격수인 박성한(26·SSG)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기원하는 포스터였다. SSG 선수들은 “올해는 박성한이 받아야 한다”고 지원 사격에 힘을 썼고, 프런트도 한마음 한뜻으로 동참했다.

올해 ‘3할 유격수’ 타이틀은 되찾음은 물론 개인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기록하는 등 공·수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박성한이었다. 시즌 137경기에서 타율 0.301, 10홈런, 67타점, 78득점, 147안타, 1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다른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기는 했지만,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뒤질 게 하나도 없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전국적인 지명도 측면에서도 반전 계기가 있는 듯했다. 지난 11월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주최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의 주전 유격수로 대활약을 펼치며 야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대회 내내 엄청난 집중력과 콘택트 능력으로 공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특히 가장 중요했던 도미니카 공화국과 경기에서 극적인 적시 3루타를 치며 국민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약점까지 보완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성적과 상승세를 가지고도 골든글러브 투표에서는 2위에 머물러 고배를 마셨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100표 이상을 획득했지만, 수상의 영예는 박찬호(KIA)에게 돌아갔다. 박성한으로서는 씁쓸한 고배였다. 그런 박성한은 “사실 누구를 탓할 것이 전혀 아니었다”고 당시를 돌아보면서 “미안했고, 나에게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골든글러브 수상을 위해 노력했고, 또 팬들도 일심동체가 돼 성원했던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데 결과가 조금 아쉬우니 그랬다”는 게 당시를 떠올리는 박성한의 첫 심정 토로였다. 박성한은 “아쉽기도 했지만 내가 못 받은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내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못 받았던 것”이라면서 “같이 힘을 써준 동료들이나 프런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컸고, 그래서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동기부여가 더 강해졌다. 다른 선수들보다 확실히 더 좋은 성과를 내 내년에는 팀에 더 큰 보탬이 되고, 당당하게 황금 장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의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주위에서는 ‘현시점 KBO리그 최고 유격수’라고 치켜세우지만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오히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또 프리미어12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아직 올라갈 곳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박성한의 표정은 다부졌다. 새 목표를 향해 다시 나아간다는 각오다.

박성한은 “많은 자극도 있었고 더 잘해서 당당하게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대표팀에 가서도 못한 건 아니고 결과적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건 맞지만 그 안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는 지금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하는 선수다. (국제 무대에) 뛰어난 선수들이 너무 많아 보니까 계속 부족하다 느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쉴 시간이 없었다. 시즌을 완주하고 프리미어12까지 출전해 휴식이 필요한 선수지만, 귀국 후 딱 이틀을 쉬고 훈련에 나섰다. 박성한은 “하루만 쉬려고 했는데 경기장 공사 때문에 하루를 더 쉬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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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한은 딱 이틀만 쉬고 매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자율 훈련 기간이지만 동료들이 꽤 많이 나와 비교적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한은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훈련을 하지만, 기술 훈련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잘됐던 것은 유지하고, 생각보다 안 풀렸던 부분을 곰곰이 생각하며 보완에 나서고 있다.

2023년 타격 성적 저하로 고민했던 박성한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타격의 방향성을 수정하기 위해 골몰하고 고민하고, 또 실행에 옮겼다. 박성한은 “100% 하지는 못했다. 중간중간 시행착오도 있었고 방향도 다시 반대로 해보고, 그 과정에서 균형을 찾았다”면서 “방향성은 올해 끝났을 때의 하던 대로 하고, 여기서 타구 속도 향상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오프시즌 과제를 짚었다.

마지막이 아쉬웠지만 2024년 성과가 뛰어났던 것까지 지워지지 않는다. 여기에 아쉬움을 동기부여로 승화시켰다. 박성한은 “올해가 나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됐다. 더 큰 목표가 생기고, 또 새로운 목표들이 하나하나씩 생기면서 나는 오히려 그것에서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2025년을 바라봤다. 아직 뛸 시간도 많고, 수상 도전은 더 오래 할 수 있는 선수다. 절치부심이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면 그 시간의 아쉬움은 오래오래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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