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좌절, 또 눈물' 손흥민, 완전히 무너진 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변명하고 싶지 않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무너졌다. 손흥민(32)의 심정도 가라앉았다.

토트넘이 리버풀에 6골을 허용하며 무참히 패했다. 23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친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리버풀에 3-6으로 졌다. 스코어는 난탄전을 벌인 것처럼 보이지만 대량 득점으로 이미 승기를 넘긴 후 따라붙은 거라 토트넘의 충격은 상당했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37분까지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리버풀 상대로 통산 15경기에서 7골을 기록해 득점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컸던 손흥민인데 이번에는 팀과 함께 무기력했다.

결국 3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빠진 손흥민은 경기 후 눈물을 글썽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 응한 손흥민은 "정말 고통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홈에서 6골을 내주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선수라면 항상 뛰어야 하고 열심히 노력해 최대한 빨리 회복해야 한다.다"라고 말했다.

긴말 하지 않았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고 운을 뗀 손흥민은 "축구는 항상 위험한 종목이다. 뒤로 물러섰을 때도 실점할 수 있다. 경기 플랜은 좋을 때든 힘들 때든 지켜야 한다. 오늘 결과가 선수, 팬, 클럽에 무척 힘들겠지만 함께 움직여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좋은 페이스가 마침표를 찍었다. 15라운드 첼시전, 16라운드 사우샘프턴전을 통해 리그 연속골을 이어왔고, 직전 영국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8강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코너킥 골을 넣었는데 리버풀에는 가로막혔다.

평점도 널을 뛰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에게 무난한 평점 6점을 주면서 "전반전에 몇 차례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 역시 손흥민에게 6.3의 저조한 평점을 부여했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손흥민 평점을 3점으로 매겼다. 토트넘 선수 중 프레이저 포스터(2점)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 매체는 "만들어낸 기회가 전혀 없었고 단 한 번의 슈팅만 시도했다. 현재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 토트넘에는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언급했다.

모하메드 살라와 맞대결 결과가 극명하게 갈려 더욱 뼈아팠다. 1992년생 동갑내기로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해온 손흥민과 살라는 재계약 문제도 겹쳐 비슷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살라는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5골 11어시스트를 기록해 역사상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전에 10골 10도움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러모로 리버풀과 비교된 토트넘인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술 변경 의사가 없다. 경기 후 “많은 이가 내 전술을 바꾸고 싶어 해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방식은 우리 팀의 성공을 위해 중요한 이유가 있다”며 자신의 철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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