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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진짜, 진짜 열심히 달려왔어요. 이런 날이 또 오네요. 무대 계속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를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영케이)
밴드 데이식스가 고척돔을 접수했다. 지난 2015년 겨울 약 1천 석 규모의 서울 마포구 예스24 무브홀에서 첫 단독 공연을 연 데이식스. 이들은 국내 대규모 공연장으로 손꼽히는 고척스카이돔을 관중으로 가득 채웠다.
데이식스(DAY6)는 2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2024 DAY6 Special Concert 'The Present''(2024 데이식스 스페셜 콘서트 '더 프레젠트')를 개최했다.
데이식스는 3만 8000여석을 매진시키며 수많은 관객과 호흡했다. 원필은 벅차오른 듯한 표정으로 "이런 날이 오네요. 지금 저희가 서 있는 이곳은 바로 고척돔"이라고 말했다. 그는 밝은 미소를 지은 채 "데이식스 고척 스카이돔 입성 축하한다"고 외쳤다. 이어 "진짜 믿기지가 않는다. 작년만 해도 화정체육관에서 12월 공연을 했다. 2024년에는 고척돔에서 공연하게 돼서 굉장히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원필은 그랜드피아노 앞에 앉았다. 원필은 "이 순간을 위해 나무를 길러서 직접 피아노를 만들어 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된 '아직 거기 살아',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예뻤어', '마치 흘러가는 바람처럼',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s) 무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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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보컬은 물론 연주에도 변주를 주며 라이브 공연의 매력을 더했다. '슛 미'(Shoot Me)에서는 성진의 기타 솔로에 앞서 영케이의 베이스 솔로 연주가 펼쳐졌다. 영케이는 "바로 기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그 사이에 베이스가 나온다. 나 베이스, 여기 차지할 거야"라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성진은 "영케이 씨가 그 부분을 욕심냈다. 예상을 뒤엎을 수 있는 구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거들었다. 영케이는 "이번 공연 전체적으로 알아채신 분들이 많이 있으실까 싶긴 한데, 이것저것 많이 바꿨다. 베이스의 숙명이긴 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원필은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지 않을까"라며 위로했다.
원필은 이번 콘서트에서도 어김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는 데뷔곡인 '콩그레이츄레이션' 도입부에 눈물을 터트렸다. 원필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손가락을 멈추지 않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프로다운 면모를 보였다. 원필은 "저희가 이런 무대에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마음에 그랬다"며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올해 곡 작업도 열심히 하고 많은 스케줄도 했다. 으쌰으쌰 하면서 멤버들과 마이데이와 함께 올해 정말 바쁘게 왔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들과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에 감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안 울었다. 눈물은 안 흘렀다"고 시치미를 뚝 떼기도 했다.
영케이도 원필에게 공감했다. 영케이는 "아마 비슷한 감정일 것 같다. 저도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보면서 '이 노래를 이제 이렇게 부르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광경을 좀 덤덤하게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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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무대 중에는 건반이 고장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성진은 "원래 우리가 짠 게 있었다. 드럼이 들어가고, 건반이 들어가는 순서였는데 건반이 안 나오더라"라고 밝혔다. 원필은 "마지막에 소리가 안 나더라. 인이어가 잘못됐나 했다"고 털어놨다. 영케이는 "너무 큰 진동이 있거나 열을 먹으면 장비가 고장 날 수 있는데 둘 다 원인이지 않을까. 여러분들 잘하셨다"며 열기 가득한 객석을 언급했고, 관객들은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원필은 악기를 향해 "너 진짜 한번만 더 그래봐. 진정해 너"라고 경고해 웃음을 자아냈다. 멤버들은 계획했던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어쩌다 보니'를 다시 선보였다.
곡의 분위기를 살리는 연출도 두드러졌다. '행복했던 날들이었다'를 선보이는 중에는 멤버들의 지난날들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전광판에 송출됐다. '녹아내려요' 무대 중에는 형형색색의 풍선이 쏟아져 내렸다. '스위트 카오스'(Sweet chaos) 때는 번개가 치는 듯한 영상을 띄웠다. 동시에 곳곳에 설치된 조명이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며 천둥번개가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이날 공연은 멤버들에게 잊지 못할 한 페이지가 됐다. 공연 말미 원필은 "저에게 있어서 정말 잊지 못할 공연이 추가된 것 같다. 저희 같이 고척돔 공연이라는 추억을 만들었다. 이런 날이 오기는 온다"라며 "내년에도 저희는 또 계속 좋은 음악과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에게 자랑스러운 밴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25년 새해에는 모두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다. 데이식스는 계속된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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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은 "스태프 분들이 저희보다 더 좋아해 주셨다. 저희는 실감이 안 났다. '우리 고척 간대', '어? 진짜?' 했다. 9년 하고 몇 달 더 활동했는데, 저희 데이식스가 고척까지 오는 밴드가 됐다. 물론 저희도 노력했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도운은 "공연장이 커졌다. 여러분 얼굴을 눈에 다 담고 싶은데 아쉽다. 제가 윗층에도 갈 수 있도록 날아다녀보겠다"며 막내미를 뽐냈다. 그는 "여러분 앞에서 공연하는 게 진짜 행복하다. 제일 최고로 행복한 건 무대 위라고 항상 이야기한다. 기뻐하시는 표정을 볼 때, 우리가 여러분에게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 행복하다"고 밝혔다. 도운은 "그렇다고 일부러 기뻐하시는 표정을 짓지는 않으셔도 된다"며 농담했다.
데이식스는 벌써 2025년을 준비 중이다. 영케이는 "저희 벌써 회의하고 있다. 우리 내년에 10주년이다. 기대되시냐. 저희도 너무 기대된다. 어떻게 하면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 중이다. 계속 꿈꿀 수 있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2024년 정말 뜻깊은 한해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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