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커스 래시포드를 방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의 결단이다. 보도에 의하면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체질 개선, 정확히는 구단 내부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래시포드 방출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내부 개혁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클럽을 변화시키기 위한 문화적 변화의 일환으로 래시포드를 매물로 내놓았다. 짐 래트클리프 경은 1월에 래시포드를 원하는 팀이 나타나면 래시포드를 위한 손실을 줄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래시포드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는 아모림 감독에 의해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에서 제외됐다. 가르나초는 복귀가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래시포드의 시대는 끝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 역시 17일 "마커스 래시포드는 아모림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래시포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미래에 직면해 있으며, 그의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구단과 선수의 관계는 끝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가디언'의 보도를 인용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모림 감독도 래시포드의 기량을 다시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도 래시포드를 매각하는 것에 동의했다"며 아모림 감독도 래시포드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맨유 유스 출신인 래시포드는 10대의 나이에 맨유 1군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을 실력으로 제치고 당당하게 맨유의 선발 명단 한 자리를 꿰찬 래시포드는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골 결정력 등 우수한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맨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주춤하는 시기도 있었지만 2022-23시즌 프리미어리그(PL) 35경기에 출전해 17골 5도움을 기록해 금세 부진에서 탈출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오래 가지 않았고, 다시 부진에 빠진 뒤 이번 시즌에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래시포드는 시즌 도중 지인들과 클럽에서 과음을 하는 등 태도 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았다. 래시포드가 아직 한창 최고점에 있어야 하는 20대임에도 불구하고 프로 의식이 결여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야기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자 맨유는 결국 래시포드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실제 아모림 감독은 맨체스터 더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뒤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래시포드와 가르나초가 경기력 및 전술적인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훈련과 경기에서의 퍼포먼스, 동료들과의 호흡 등 모든 것들을 평가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가 선수를 분석하고 선택하는 건 이 모든 것에 달려 있다. 이것이 내 선택"이라면서 "마지막 훈련이 끝난 뒤에도 대화를 나눴다. 그 선수들(래시포드와 가르나초)은 괜찮다. 그들은 훈련을 정말 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래시포드가 전술적 효용 가치도 낮은 데다, 팀 내 분위기를 해친다고 판단한 끝에 그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래시포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팀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걸 고려하면 큰 결단이다.
물론 선수단 정리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지적됐고, 그 중심에는 래시포드가 있었다.
축구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미 캐러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이후 몸값이 떨어진 선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래시포드와 같은 선수들의 이적설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그는 그의 계약 조건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를 반드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캐러거는 또 "래시포드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잡음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이 약속했던 것들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며 "래시포드는 이제 전성기를 보내야 하는 나이지만, 그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중 세 번째 옵션에 불과하다. 래시포드가 계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게 된다면 그들은 프리미어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절대 우승을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말했다.
걸림돌은 래시포드의 높은 주급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래시포드의 이적료를 아무리 깎아도 래시포드의 주급을 감당할 클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래시포드를 내보내기가 힘들어진다. 임대가 아니기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래시포드의 주급을 보조하는 방식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가디언'은 "아모림 감독은 클럽 전체 문화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래시포드가 떠나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맨유는 래시포드에 대해 낮아진 가격도 받아들일 것이다. 그가 1월에 이적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래시포드가 받는 36만5000 파운드(약 6억 6500만원)는 몇몇 클럽만이 그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래시포드가 이적시장 매물로 나오는 게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에서 눈길이 가는 팀은 토트넘이다. 잉글랜드 출신인 래시포드가 프리미어리그 밖으로 나가는 걸 거부한다면 그의 에이전트는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새 팀을 찾아야 하는데, 토트넘이 가장 최근 래시포드와 연결됐기 때문.
또한 래시포드의 토트넘 이적설은 손흥민의 계약 상황과도 얽혀 있다.
앞서 영국 '미러'는 "래시포드가 만약 프리미어리그에 남기로 했다면 토트넘을 옵션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면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나 벌써부터 그의 대체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중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대체자를 찾는다면 래시포드는 확실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이 내년 여름 팀을 떠나게 될 경우 토트넘이 래시포드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손흥민의 에이전트 역시 손흥민의 이적설을 부인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토트넘과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손흥민의 방출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급 체계 유지에 유독 까다로운 태도를 유지하는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급여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래시포드를 영입할지는 미지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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