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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이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유가 있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유럽 5대리그에서 가장 창의적인 윙어에 이름을 올렸다.
축구 통계 매체 '데이터 MB'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유럽 5대리그 윙어 중에서 손흥민보다 많은 90분당 키패스(1.49회)를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라고 전했다.
유럽 5대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와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 프랑스 리그1을 의미한다. 여기를 모두 통틀어도 손흥민만큼 창의성을 보여준 선수는 없다는 것.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도움뿐만 아니라 득점 기록도 상위권이다. 기대 득점(xG)과 기대 도움(xA)에서는 전체 백분위 93%, 페널티킥(PK)를 제외한 득점에서는 전체 백분위 84%에 자리했다. 마무리도 패스도 다 되는 공격수라는 이야기다.
이는 사우스햄튼전만 봐도 알 수 있다. 손흥민은 16일 열린 사우스햄튼과 2024-2025시즌 PL 1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5분만 뛰고도 1골 2도움을 올리며 토트넘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공식전 6경기 만의 승리였다.
이날 손흥민은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12분 강력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시즌 6호 골이자 첼시전 만회골에 이은 리그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전반 38분 좌측면 돌파에 이은 패스로 파페 사르의 추가골을 도왔고, 추가시간엔 감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를 배달하며 제임스 매디슨의 멀티골을 어시스트했다. 단숨에 리그 5호, 6호 도움을 적립한 손흥민은 체력 안배를 위해 하프타임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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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 역사까지 새로 썼다. 그는 PL 통산 68도움을 달성하며 대런 앤더튼(67도움)을 제치고 잉글랜드 1부리그 기준 토트넘 역대 최다 어시스트 기록을 경신했다. 무려 30년 만에 깨진 대기록이다.
앤더튼은 1992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에서 뛰었던 전설 중 한 명이다. 측면 미드필더였던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많은 활동량과 정교한 크로스를 자랑했다.
이제는 앤더튼까지 뛰어넘은 손흥민. 그는 토트넘뿐만 아니라 PL 전체를 통틀어도 역대 도움 단독 17위로 점프했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는다면 더 위에 있는 앤디 콜(73개), 애슐리 영, 티에리 앙리(이상 74개), 테디 셰링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상 76개) 등도 충분히 따라잡을 법하다.
사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폭발적인 속도와 치명적인 마무리다. 하지만 토트넘은 에릭센이 떠난 뒤로 믿음직스러운 플레이메이커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해 여름엔 손흥민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던 케인까지 떠났다. 이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을 차츰 바꾸면서 패스까지 장착한 '축구 도사'로 거듭나고 있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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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에 새 둥지를 튼 케인도 손흥민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는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 리로이 사네 등 쟁쟁한 스타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여전히 손흥민과 재회를 원하는 모양새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케인은 바이에른에서 재결합하고 싶은 토트넘 스타를 묻는 말에 한 단어로 답했다. 그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손흥민을 목표로 삼길 바란다고 신속하게 답변을 내놓았다"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일까. 독일 '빌트'의 니코 린너 기자에 따르면 케인은 최근 바이에른 선수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고, 한 팬에게 토트넘 선수 중 누굴 데려오고 싶은지 질문받았다. 그러자 케인은 "물론 손흥민을 고르겠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린너는 "막스 에베를 디렉터에 대한 명령일까? 팬들이 케인에게 토트넘 스타 중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은 스타가 누구인지 물었다. 그러자 케인은 '쏘니'라고 말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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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과 손흥민은 토트넘 시절 엄청난 호흡을 자랑하며 '영혼의 듀오'로 불렸다. 둘은 리그에서만 무려 47골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 듀오를 따돌리고 프리미어리그(PL) 역사상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골 기록도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이 23골 24도움으로 딱 절반씩이다.
서로 득점왕 등극을 도와주기도 했다.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하면서 3차례나 PL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도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면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를 수상했다. 다만 8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둘의 인연은 지난해 막을 내렸다. 케인은 우승컵을 찾아 바이에른으로 이적했고, 손흥민만 토트넘에 남아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고 있다.
이후 손흥민은 케인을 대신해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히샬리송, 티모 베르너 등 여러 공격수와 함께 뛰었다. 하지만 케인의 빈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공격수는 아무도 없었다.
케인도 아직 손흥민만한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 그는 바이에른에서 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받고 있지만, 손흥민만큼 빛나는 호흡은 없다. 사네와 세르주 그나브리, 킹슬리 코망 등 엄청난 주급을 받는 윙어들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생각하면 손흥민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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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케인의 꿈이 이뤄진다면 둘은 2년 만에 다시 '손케듀오'를 결성하게 된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이면 만 33세에 접어들지만, 바이에른 공격에 충분히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자원이다. 특히 케인이 패스를 뿌려주고, 손흥민이 마무리하는 패턴은 알고도 막기 어렵다.
영국 '팀 토크' 역시 "이번 발언이 직접적인 영입 명령은 아니다. 그러나 손흥민은 시즌이 끝날 때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또한 그는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뛴 경험도 있다. 영입할 수 있다면 바이에른에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은 분명히 케인에게 역대 최고의 공격 파트너다. 그가 바이에른에 합류한다면 두 선수 모두 30대에 접어들면서 상대 수비에 계속 큰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손흥민은 올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그가 이대로 자유 계약(FA)으로 풀린다면 바이에른이 영입을 검토해 볼 법도 하다. 이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갈라타사라이 등 이적설이 숱하게 불거지기도 했다.
튀르키예 저널리스트 에크렘 코누르에 따르면 바이에른도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은 사비 시몬스 영입에 실패할 시 손흥민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297경기를 함께 뛴 케인과 손흥민이 다시 호흡을 맞출 날이 올지도 모른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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