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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투수 나균안(26)의 2024년은 구설수로 물들고 얼룩졌다. 1년의 시간을 선수도, 팀도 허무하게 날렸다. 그럼에도 이 선수가 롯데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하면서 선수 커리어가 완전히 바뀐 나균안. 대형 포수 유망주로 2017년에 입단했지만 주전 포수라는 무게를 너무 일찍 감당해야 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 결국 나균안은 2020년부터 투수 전향 절차를 밟았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수 나균안의 커리어가 시작됐다.
2023년까지 투수 나균안의 커리어는 성공적이었다. 2021년 1군에서 23경기(7선발) 1승2패 평균자책점 6.41의 성적을 거뒀고 2022시즌에는 39경기(13선발)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의 기록을 남겼다. 이 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이자 마당쇠로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2023년, 4월 월간 MVP를 수상했다.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34, 퀄리티스타트 4회의 성적으로 선발 투수로 화려하게 도약했다. 이후 팔꿈치,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시즌을 온전히 완주하지 못했지만 23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3.80의 기록을 남겼다. 시즌 초반 임팩트 덕분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발탁돼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군대 걱정까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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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나균안의 성장과 날갯짓을 방해할 요소는 없는 듯 했다.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그런데 아무도 생각치 못했던 내부에 시한폭탄이 있었다. 나균안은 올해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개인사 문제로 구단 안팎을 어수선하게 했다. 사생활의 영역을 넘어선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다.
김태형 감독은 개인사 논란 속에서도 나균안을 전력에서 배제하지 않았다. 물론 나균안을 대체할 만한 자원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나균안은 2023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과감하게 속전속결로 승부를 펼치던 모습이 사라졌다. 5월까지 11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8.27의 성적에 그쳤다. 9이닝 당 볼넷이 5.69개에 달했다.
2군에서 재정비를 거치고 돌아왔지만 나균안은 회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구설에 휘말렸다. 나균안 스스로 폭탄을 터뜨렸다. 6월 25일 사직 KIA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전날부터 자정을 넘어선 시간까지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경기 전날부터 아침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김태형 감독과 구단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선발 투수 교체를 논의했지만 규정상 불가능했기에 나균안을 그대로 선발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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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결과가 눈 앞에 펼쳐졌다. 1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6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나균안을 향해서 팬들은 격려가 아닌 거센 야유를 보냈다.
구단도 이를 그대로 넘기지 않았다.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30경기 출장 정지와 사회봉사 4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구단의 품위 손상과 선수로서 성실의 의무를 위배했다는 사유를 들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단의 기강을 위해 나균안 사건을 본보기로 세웠다.
나균안은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풀리며 9월 1일 확장 엔트리 때 다시 1군에 올라왔다. 보직은 불펜이었다. 복귀전이었던 잠실 두산전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연장 혈투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지는 않았다. 시즌 초반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1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84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4승7패 평균자책점 8.51의 기록을 남기며 퇴보했다. 경기 외적인 문제라고 하지만 결국 선수 본인의 책임을 져야 했던 문제들이었다. 경기 외적인 문제를 경기장으로 끌고 들어와서는 안됐지만 영향을 안 미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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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러 구설들과 함께했지만, 그럼에도 롯데는 나균안에게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장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 선발 투수로 경쟁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이후 불펜 투수로 돌아서도 흔들림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몇 안되는 투수다. 111경기 중 선발 등판 57경기, 구원 등판 54경기로 반반 수준이다.
찰리 반즈, 터커 데이비슨, 박세웅을 제외하고는 4~5번째 투수가 불확실한 선발진, 김원중과 구승민, 김상수가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선발 이후 6~7회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줄 투수가 필요한 불펜진. 모두 나균안이 포진해도 어색하지 않다.
나균안이 롯데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어느 보직에 들어설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롯데 마운드에서 이 정도의 다재다능한 역할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다.
지난 3시즌 동안 선발과 불펜을 어가며 비교적 많은 이닝을 던졌기에 올해를 쉬어가는 시즌으로 생각한다면 2025년 반등도 충분하다. 또 김원중과 구승민처럼 결정구로 포크볼을 던지기에 ABS의 하향 조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나균안에게 더 이상의 면죄부는 없다. 이제 부활의 시간을 갖고 마운드에서 그저 성실하게 묵묵하게 공을 던지고 어떤 보직에서든지 활약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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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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