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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비상계엄과 '서울의 봄'...잘 만든 영화가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장기자의 삐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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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바로 알고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 그것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이고, 문화콘텐츠로 재연하는 이유다. 그리고 영화 '서울의 봄'이 그 가치를 몸소 보여주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국회의원들은 계엄 해제 안건 표결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입구를 막았고, 무장한 계엄군은 본회의장에 진입, 국회의원 및 보좌진들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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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시께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안건이 가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오전 4시27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회 요구를 수용,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선언했다.

긴박했던 사건은 약 6시간 만에 정리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크게 남아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자유민주주의가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 202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이라는 점이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재조명되는 영화가 있다. 바로 '서울의 봄'(2023).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일당이 일으켰던 군사반란을 소재로, 긴박했던 그날의 9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김성수 감독이 연출했으며, 배우 정우성, 황정민 등이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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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탄탄한 완성도로 131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황정민), 최다관객상, 편집상(김상범) 4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밤중 벌어진 기습, 군부대 동원 등 영화 속 역사와 닮은 구석이 많았던 지난 6시간이다. 차이가 있다면 결말. 그때는 비극을 막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일단 급한 불을 껐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이 누리꾼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대부분이 '서울의 봄'을 언급하며 불안과 분노를 표출했다. 관련 기사와 영상 댓글은 물론, 구글, X(구 트위터) 등의 인기 키워드에서도 '서울의 봄'이 상위권에 올랐다.

또한 영화의 포스터와 주요 장면들,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 아닙니까"라는 대사를 인용한 패러디 등으로 비판과 풍자에 나서고 있다. 영화를 재개봉 하자는 요구까지 나올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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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영화 한 편의 가치는 분명 단순한 즐거움 그 이상이다. 실제로 '서울의 봄' 개봉 당시, 12.12 사태에 대해 잘 몰랐던 젊은 관객들이 고마움을 드러내는 일도 많았다. 이를 통해 정의와 민주주의의 의미가 재차 강조되기도 했다.

김성수 감독 또한 개봉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젊은 분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재밌게 보신다면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절로 생기지 않겠나"라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가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순 없으나, 다수에게서 언급되며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유의미하다.

이런 와중에도 '좌파 영화' '역사 왜곡'이라며 역사 소재 작품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 또한 정치적 성향을 빌미로 '블랙리스트'에 올려 검열하고 제작을 방해하는 일이 최근까지도 있었다.

만약 이번 비상계엄이 성공으로 끝났다면, 검열은 강화되고 '서울의 봄'과 같은 영화는 다시 탄생할 수 없을 수 있다. 이는 곧 비극의 반복. 그렇기에 더더욱 이러한 '웰메이드'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현실과의 완전한 분리는 없으니.

사진=MHN스포츠 DB,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대통령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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