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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비상계엄 후폭풍] 연예·출판계 ‘혼란’…“악몽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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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왼쪽부터) 배우 김지우, 김기전, 방송인 이상민, DJ DOC 멤버 김창렬,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뉴시스 및 인스타그램(김창렬, 허지웅)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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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연예·문화계에 큰 혼란을 안겼다. 일부 연예인들은 계엄 소식을 접한 뒤 소신 발언으로 정부에 일침을 날렸고, 예정된 행사들은 취소되거나 다시 재개하는 등 혼돈의 밤을 지냈다. 출판계와 언론계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역사에 기록된다…못 참겠다”

계엄 사태 여파로 연예계에서는 작심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계엄 상황이 이어지면 밤낮으로 행사를 다니는 연예인들은 큰 피해를 입는다. 계엄이 해제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미 해당 여파로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영향을 받았다. 스타들은 분노했다.

4일 배우 김지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뉴스 특보 캡처 사진을 올리며 “살다 살다 계엄령을 직접 겪어 본다. 계엄군이 국회를 막아서는 모습을 보다니”라며 충격을 표현했다. 이어 “계엄군을 탓하는 게 아니고, 저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은 무슨 죄인가? 나보다도 한참 어린 청년들일 텐데 그저 출동 명령으로 투입돼야 하는 군인들도, 저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일 뿐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밝혔다.

배우 김기천도 이날 X(구 트위터)에 계엄 선포 방송화면 캡처 사진을 올리며 “역사에 기록된다. 부역질 하지마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국무위원들이 어디 멀리 간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룹 DJ DOC 멤버 김창열도 “계엄 개엄하네”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외 팬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영문으로 “대한민국은 전쟁 상황도 아니고 혼란스러운 상황도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대립 문제로 계엄령이 선포됐고 국회는 계엄령 종료를 의결했다”며 “대한민국은 안전하다. 걱정하는 전 세계 모든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은 계엄 선포가 내려진 3일 오후 늦게 “이제 더는 못 참겠다”라며 짧은 글로 심경을 전했다. 이외에도 최동석, 레이먼 킴 등이 스타들이 계엄령에 놀란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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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 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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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취소에 번복까지

영화·방송·가요계는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모두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연말 콘서트와 인터뷰 등 각종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계엄령이 해제된 현재도 여전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상황을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영화 ‘대가족’ 측은 밤사이 양우석 감독 인터뷰 일정을 재논의했다. 양 감독은 4, 5일 이틀간 삼청동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계엄 상황이 정리되자 관계사 측은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부 일정은 취소됐다. 4일 오전 9시20분 진행 예정이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갤러리아 명품관의 한 프랑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의 포토월 행사가 중단됐다. 배우 정은채를 비롯해 남윤수, 김재영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대행사는 이벤트를 취소했다. 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트렁크’ 측은 이날 예정된 배우 서현진의 인터뷰를 취소했다.

가수 이승환은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했다가 다시 정상 진행한다. 계엄 선포 직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취소 및 환불을 안내했다가 이날 오전 “계엄이 해제됨에 따라 ‘흑백영화처럼’을 예정대로 진행한다. 연예계는 연말을 맞아 각종 시상식과 콘서트, 팬미팅 등 일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혼란을 겪으면서 개최 여부에 대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영방송인 KBS는 예정된 연말 시상식을 계획대로 진행하지만 MBC와 SBS는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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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현업단체 대표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정부의 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내란 수괴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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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언론계도 ‘발끈’

출판계와 언론계도 분노했다.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억압해 과거 민주화의 상처를 상기시켰다는 비판이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조치이며, 국민의 기본권과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계엄령을 선포한지 6시간 만에 출판의 자유를 제하려는 시도는 좌절됐지만, 우리는 결코 지난 밤의 악몽을 잊을 수가 없다. 민주화 운동의 험난한 길목에서도 출판은 진실과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자유를 향한 전초기지였다. 그러한 역사를 살아온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사진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편집기자협회·한국PD연합회·한국방송촬영인연합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 9개 언론인 단체도 긴급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단체는 “군을 동원해 민주 헌정질서를 중단하고 국민 기본권과 언론자유를 짓밟은 헌법 위반이자 헌정질서 파괴이며, 내란죄로 다스려야 할 중범죄”라며 “야당의 예산삭감과 국무위원 탄핵 등이 배경이나 어느 하나 헌법이 규정한 계엄 선포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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