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크 스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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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LA 다저스가 또 한 번 거액을 들여 정상급 선수를 영입했다. 새로운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공고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왼손 투수 블레이크 스넬(31)과 5년 총액 1억8200만 달러(약 2542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스넬의 이번 계약은 2015년 데이비드 프라이스의 7년 2억1700만 달러, 2014년 클레이턴 커쇼의 7년 2억15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MLB 왼손 투수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AP통신에 따르면 스넬은 계약금으로 5200만 달러를 받는다. 아울러 5년간 매년 1300만 달러의 연봉을 수령한다. 남은 6500만 달러는 다음 5년 동안 1300만 달러씩 나눠 받는다. 총액의 약 36%를 계약 기간 이후에 지급하는 방식(디퍼)이다. 다저스는 이미 오타니 쇼헤이(98% 디퍼), 무키 베츠(31% 디퍼), 프레디 프리먼(35% 디퍼) 등 기존 간판 스타들과도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해 당장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는 편법을 써왔다.
스넬은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로 꼽힌 왼손 에이스다.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았다. 지난해 말 총액 2억 달러 규모 계약을 목표로 FA 시장에 나왔지만, 오타니 쇼헤이(10년 총액 7억 달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에 밀려 기대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스넬은 결국 ‘FA 재수’를 택했다.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총액 62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올 시즌이 끝나면 잔여 1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포함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로 호투하면서 몸값을 끌어올렸다. 1년 전 오타니와 야마모토를 모두 잡은 다저스는 올해 스넬이 다시 FA 시장에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낚아챘다.
다저스는 이로써 내년 시즌 오타니, 야마모토, 스넬, 커쇼, 타일러 글래스노우, 보비 밀러, 더스틴 메이 등이 포진한 6선발 체제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MLB 최강의 선발 군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다저스가 편법 조항까지 활용해 초특급 FA들을 쓸어 모으는 상황을 두고 MLB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악의 제국’으로 군림하던 뉴욕 양키스와 비슷한 행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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