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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여긴 김보미 줄” “저쪽이 조재호”…프로당구 팬 사인회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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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NH농협카드의 김보미가 21일 광명체육관에서 열성 팬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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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보미가 좋아.”



“조재호 줄은 저쪽이야.”



21일 경기도 광명시민체육관 로비는 이날 ‘2024-2025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광명시 투어 4라운드’ NH농협카드와 크라운해태의 경기 뒤 열린 사인회에 참석하려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선수당 10명씩 선착순으로 사인을 받도록 해, 인기스타인 김보미(농협카드)의 줄에 섰다가 기회를 놓친 팬은 마지 못해 옆줄로 옮기기도 했다.



서울 상도동에서 온 노부부는 “선수들을 직접 보니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과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경기 뒤에 선수들을 만나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는다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60대의 부인은 “남편이 당구를 좋아해서 집에서도 함께 본다. 스리쿠션, 뱅크샷 등 기본적인 규칙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당구와 금세 친해졌다. 자주 보니까 당구와 내적 친밀감이 생긴다”고 했다. 기자가 “남편이랑 당구장에 가서 쳐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권유하자, “노”라고 얘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관심이 있어 보였다. 남편은 “은퇴한 직장 동료와 아들이랑 한 달에 한두 번 친다. 집사람과 당구장에 가기는 좀 그렇다”며 멋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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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의 조재호가 21일 광명체육관에서 한 팬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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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에이는 이전에도 지방에서 투어를 개최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루 4차례 경기 중 오후 세 차례에 걸쳐 팬 사인회를 개최하는 것에 더해 21일 아라미스-광명시의 ‘초구 풀이’, 23일 헬릭스-광명시의 ‘난구 풀이’, 24일 고리나-광명시의 ‘원포인트 레슨’ 등 특별 이벤트를 추가했다. 참여해 성공하면 PBA 공식사용구, 고급 당구큐 등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매일 열리는 팬 사인회는 선수들과 직접 대화하고, 사진까지 찍을 수 있어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광명 시민이라고 밝힌 한 팬은 “처음 와봤는데 분위기가 좋다. 선수들이 정말 예쁘고 잘 친다”고 했다. 한 팬은 김보미와 찍은 셀카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다시 순서를 기다려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조재호(농협카드) 역시 가장 많은 팬의 사랑을 받는 선수이고, 임정숙(크라운해태) 등 다른 선수들도 팬들의 모델이 되는 데 기꺼이 합류했다.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팬들과 접촉하는 모습에서 달라진 당구 선수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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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리조트의 용현지가 20일 광명체육관에서 한 팬과 사진을 찍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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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열기는 체육관 안 관중석 분위기에서도 느껴진다. 피비에이는 체육관의 한쪽 스탠드만 관중에게 개방해 경기를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테이블을 설치했는데, 경기당 200여명 안팎의 팬들은 진지하게 관전한다. 이날 두번째 대결인 농협카드와 크라운해태의 경기는 팬들의 환호와 탄식 등이 교차하면서 생동감을 높였다.



5세트 남자단식에서는 관전 매너의 아쉬움도 있었다. 농협카드의 조재호와 크라운해태의 김재근이 5-5로 팽팽하게 맞붙었고, 김재근이 샷을 준비할 때 관중석에서 핸드폰 벨 소리가 미세하게 들렸다. 피비에이 쪽이 경기 전 여러 차례 핸드폰 소리를 묵음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아직 완벽하게 관전문화가 정착되지는 않았다. 김재근의 샷은 미세하게 빗나갔고, 이후 조재호의 연타로 승패가 났지만 김재근은 팬 우선이라는 마인드로 대범하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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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카드의 김보미가 21일 광명체육관에서 한 팬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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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에이 김영진 전무이사는 “당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강점이 있다. 지방 자치단체 주최로 열리는 지역 투어는 이번이 처음인데 팬 열기가 뜨겁다. 지역 투어를 통해 팬들과 접촉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앞으로 늘려가겠다”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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