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 여자농구·여자배구 빛나는 노장 찬가
그래픽=백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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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에서 30대 중반은 흔히 내리막으로 접어드는 고비다. 근육과 체력이 저하하고 부상 위험도 늘어난다.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은퇴를 고민하는 시기. 최근 여자 선수들 중 이런 통념을 깨뜨리며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두 선수가 있다. WKBL(여자농구) 우리은행 김단비(34)와 V리그(여자배구) 흥국생명 김연경(36)이다. 이번 시즌 ‘제2의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치며 후배들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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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코트의 해결사 김단비
2007년 신한은행에서 프로 데뷔한 김단비는 초창기 주목받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서서히 성장했고, 2010-11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팀의 WKBL 5연패를 이끌었다. 이후 15년간 몸담았던 신한은행을 떠나, 2022년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며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이적 후에도 그는 꾸준히 발전했고, 2022-23시즌 통합 MVP, 2023-24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를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24-25시즌 개막 후 김단비는 또 한 번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인 지난달 28일 신한은행전(34점), 2일 BNK전(34점), 4일 삼성생명전(30점)까지 3경기 연속 30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은 강렬했다. 3경기 연속 30점 이상 기록은 국내 선수로는 최초다. 21일 현재 경기당 평균 26.14점으로 득점 부문 1위. 2위인 진안(하나은행·16점)과 격차는 10점이 넘는다. 득점뿐 아니라 자유튜(32개), 블록슛(1.43개), 리바운드(11개) 공헌도 부문에서도 모두 1위이며 어시스트 4.29개(5위)로 전 부문을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15일 2024-25시즌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통산 13번째 MVP를 수상했다. 21일에도 리그 1위 부산 BNK썸과 맞대결에서 30점 12리바운드 더블더블로 맹활약하며 연장 접전 끝에 최종 68대66으로 승리하는 데 일조했다.
◇20년째 코트의 여왕, 김연경
2005년 흥국생명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연경은 첫 시즌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한국 배구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2009년 일본 리그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중국 등 세계 무대로 진출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을 각각 4강으로 이끌며 한국 여자배구의 황금기를 열었던 김연경은 2024년에도 흥국생명의 V리그 8연승을 이끌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 성공률(46.20%), 오픈 공격(42.02%), 퀵오픈(52.67%) 등 주요 공격 지표에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리시브 효율에서도 6위(39.86%)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득점은 155점으로 전체 7위이지만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 중 단연 1위로 공수 모두에서 맹활약 중이다.
지난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전.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활약에 힘입어 3대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김연경은 이날 팀 내 최다인 20득점을 올리며 코트를 지배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과 리더십을 발휘한 김연경은 상대 주포 메가가 결장한 정관장의 허점을 완벽히 공략했다.
경기는 팽팽한 시소게임으로 진행됐지만, 김연경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만들어냈다. 특히 2세트 막판 상대의 끈질긴 추격을 제압한 퀵오픈 공격과 클러치 상황에서 보여준 연속 득점은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은 50세까지도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년 안팎 긴 세월 동안 코트를 지배하고 있는 김단비와 김연경. 두 노장의 전성기는 언제나 지금이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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